신속한 보복 조치 "민간인 사상자 없다"
170여명이 숨진 폭탄 테러가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27일 사람들이 병원 건물 옆에 놓인 시신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카불=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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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170여명이 숨진 폭탄 테러 배후로 지목된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겨냥한 첫 보복 공습을 단행했다. 테러 발생 48시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뤄진 신속한 대응 조치다. 이번 공습으로 IS 대원 1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27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드론(무인 항공기)을 동원해 IS의 아프간 지부인 이슬람 국가 호라산(IS-K)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공습 장소는 IS-K의 집결지인 아프간 낭가르하르주(州)였으며, 미군은 테러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 IS 대원 1명이 탄 차량을 폭탄으로 공격했다. 빌 어반 미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목표물(호라산 조직원)을 제거했으며, 민간인 희생자는 없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전했다.
미군은 공습 목표로 삼은 인물의 구체적 정보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추가 테러 계획자라는 보도가 나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당국자를 인용해 "(살해된 인물이) 다른 공격을 계획한다는 정보가 입수됐다"며 "선제 공격 차원의 공습이었다"고 전했다. 미국이 해당 인물을 이번 카불 공항 폭탄 테러 전부터 감시해왔다는 설명이다.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를 강행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쏟아지는 비판을 의식해 신속한 보복 공습이 이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테러 발생 직후 단호한 보복 조치를 공언한 바 있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테러를 자행한 세력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정부는 추가 테러 공격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대피 작전을 계획대로 수행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아프간 주재 미 대사관은 자국민에게 카불 공항 출입구 주변을 즉시 떠나라고 권고했다.
이번 테러로 미군 13명을 포함해 최소 170명이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도 1,0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재집권 이후 카불 공항으로 몰린 민간인들과 대피 작전을 펼치던 미군 등을 겨냥한 공격이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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