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란 무엇인가·여성 없는 민주주의
물에서 유희와 익사는 한 끗 차이다. 즐겁게 수영하다가도 순간 위태로워질 수 있다.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우리는 왜 수영하는 것일까?
뉴욕타임스,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 유수의 저널에 글을 쓰는 저자는 수영하는 이유를 생존, 건강, 공동체, 경쟁, 몰입 등 다섯 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 탐구한다.
저자는 각각의 이유에 대해 경험을 나눠줄 수 있는 전문가들을 찾아가 함께 대화하고, 수영한 결과물을 책에 담았다.
책은 차가운 바다에서 6시간 헤엄친 끝에 살아남아 아이슬란드의 영웅이 된 항해사, 100분의 1초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올림픽 출전한 수영선수의 마음가짐, 스타킹을 신지 않으면 수영할 수 없었던 과거 여성들의 이야기 등 다양한 읽을거리를 수록했다.
책은 의학, 사회학, 인류학, 심리학의 바탕 위에 역사, 저널리즘, 회고록의 요소도 섞여 있다. 수영을 소재로 했지만, 저자가 말하려고 하는 것은 결국 인간, 그리고 삶의 조건이다.
"조수는 하루에도 두 번 끊임없이 바뀐다. 물은 영원히 유동적이다. 수영은 내 주위 환경에서 그리고 나 자신에게서 일어나는 변형을 목격하는 일이다. 수영은 무수한 삶의 조건을 모두 받아들이는 일이다."
문희경 옮김. 324쪽. 1만5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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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노란 무엇인가 = 바버라 로젠와인 지음. 석기용 옮김
화를 내는 것을 의미하는 '분노'(憤怒). 우리는 분노를 아주 쉽게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가 언제 화를 내는지 안다고 생각하며 다른 이의 분노 역시 알아볼 수 있다고 꽤 확신한다.
그러나 시카고 로욜라대학교 명예교수로 역사학자인 저자는 분노를 이해하는 건 쉽지 않은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결이 다른 분노 개념들과 격노, 안달, 원망, 좌절 등의 다양한 감정들이 우리 안에서, 우리 가족과 우리 이웃 안에서, 그리고 그 너머의 영역 안에서 서로를 밀치며 복작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가 서로 다른 아주 많은 감정과 행동에 '분노'라는 이름표를 붙임으로써 매우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분노의 의미를 명확하게 규정하기 위해 고대 그리스 철학부터 현대 신경과학에 이르는 방대한 연구를 살피며 우리 삶을 지배하는 분노의 의미를 추적한다.
저자는 부처, 세네카, 마사 누스바움 등 분노를 절대적으로 반대해 온 계보,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루소 등 분노의 긍정적 영향력을 인정하는 계보, 현대 신경과학자들처럼 분노를 인간의 타고난 본능으로 여긴 계보로 체계화해 정리한다.
석기용 옮김. 284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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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없는 민주주의 = 마에다 겐타로 지음. 송태욱 옮김
도쿄대 대학원 법학정치연구과 교수로 주류 정치학자인 저자는 젠더 관점에서 정치학을 바라본 뒤 세계관이 뒤집혔다고 고백한다.
흔히 '젠더'를 부차적인 문제로 취급해왔지만, 실은 수많은 사안이 젠더와 밀접하게 관계되어 있으며 모든 정치 현상에 적용할 수 있는 관점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여성과 남성의 임금 격차, 여성 국회의원 비율, 남성 가사노동 시간, 성별에 따른 정책에 대한 태도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남녀가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설명한다.
이어 일본의 민주주의는 '여성 없는 민주주의'라고 지적하면서 여성이 배제되어도 민주주의라고 부를 수 있다면, 애초에 민주주의를 정의한 정치학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겠느냐며 의문을 제기한다.
저자는 "젠더 관점을 도입하면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남녀 불평등이 부각된다"며 "지금까지 민주적으로 보였던 일본의 정치가 그다지 민주적으로 보이지 않게 된다"고 말한다.
한뼘책방. 264쪽. 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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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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