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시장·구룡포 시장 침수…주택 침수로 이재민 10여명 발생
서쪽 저기압 영향에 강한 호우 계속…"비 피해 유의해야"
태풍에 또 침수…흙탕물 뒤덮인 태화시장 |
(전국종합=연합뉴스) 올해 한반도에 처음 상륙한 태풍 '오마이스'(OMAIS)가 남부지역에 큰 생채기를 내고 동해상으로 빠져나갔다.
태풍 길목에 놓인 남부 지방은 200mm가 넘는 폭우로 주택과 시장, 도로 등 곳곳이 침수됐다.
경북 포항 구룡포시장, 울산 태화시장은 높게는 물이 무릎 높이까지 차오르는 등 피해를 봤다.
부산과 경남 통영에서는 주택이 침수돼 이재민이 발생했다.
부산 동구, 경남 창원, 전남 순천·담양 등에서는 산사태 위험지구·축대·급경사지 등에 거주하는 주민 1만여 명이 사전 대피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으나 추가 피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못한다고 관계 당국은 밝혔다.
태풍은 동해상으로 빠져나갔지만, 서해상에서 다가오는 저기압 영향으로 강한 빗줄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 시간당 100mm 육박 물 폭탄 끌고 온 소형 태풍
태풍 '오마이스' 북상 |
태풍 오마이스는 중심기압 996hPa, 최대 풍속 초속 18∼19m, 강풍 반경 110㎞로 비교적 소형 태풍에 속했다.
올해 처음 우리나라에 상륙한 태풍으로 작은 덩치에도 많은 비와 곳에 따라 강풍을 몰고 왔다.
누적 강수량은 제주 서귀포 진달래밭 219.5mm, 경남 사천 삼천포 205.5mm, 거제 장목 184mm, 고성 167mm, 울주 삼동 166.5mm, 창원 진북 161.5mm, 부산 금정구 159mm 등이다.
특히 거제 장목과 삼천포에는 한때 시간당 각각 99.5㎜, 89㎜의 '물 폭탄'이 쏟아졌다.
최대 순간풍속은 거제 서이말 초속 33m, 울산 이덕서 31m, 통영 욕지도 30.7m, 부산 가덕도·매물도 30.6m 등을 기록했다.
'오마이스'는 천둥과 번개까지 몰고 와 굉음과 섬광에 시민들이 잠을 설치게 했다.
◇ 물바다 된 시장, 도로 위 차량 침수…인명 구조도
태풍이 몰고 온 폭우…침수된 도로 |
태풍의 오른쪽에 위치한 부산에는 이날 110여 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부산 연제구 남문구 사거리에서는 승용차 옆면 유리까지 물이 차올라 차량이 둥둥 떠내려가는 것이 경찰 관제 CCTV에 포착됐다.
부산 연제구 과정삼거리에서는 침수로 차량 진입이 통제돼 승용차가 뒤로 긴급히 후진하기도 했다.
이를 비롯해 부산 시내 도로 33곳이 침수 또는 침수 우려로 차량 통행이 제한됐다.
24일 0시께 부산 기장군 철마면에서는 갑자기 불어난 물이 범람해 인근 주택과 상가 5∼6곳이 침수되는 바람에 주민 20∼30여 명이 급히 마을회관으로 대피해 화를 면했다.
앞서 23일 오후 11시45분께 북구 화명 캠핑장 굴다리 아래 침수된 차량에서 한 남성이 구조됐고, 같은 날 오후 11시52분께는 수영구 망미동 한 노래연습장이 침수돼 한 여성이 갇혔다가 빠져나오는 일이 있었다.
시내 곳곳에서 산사태 주의보와 경보가 잇따라 발령돼 인근 주민들이 바짝 긴장했다.
부산 물바다…차량 침수 |
경남에서는 23일 오후 11시 50분께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 한 도로에서 토사가 유실돼 왕복 2차로를 덮었다.
비슷한 시간 거제 사등면 한 아파트 근처 지하차도가 침수돼 차량 1대가 고립됐지만, 운전자가 빠져나와 인명피해는 없었다.
통영에서는 주택 3동이 물에 잠기고, 이재면 10여 명이 발생했다.
울산 태화시장 일대는 또다시 침수됐다. 상인들은 물이 빠진 현재 공무원 등과 복구 작업에 나섰다.
태화동 주택가에서는 일가족 5명이 집 주변에 불어난 물로 고립됐다가 119 구조대에 구조됐다.
울주군 범서읍 천상리 평천마을 5가구 주민 10명가량이 호우 피해를 우려해 경로당으로 일시 대피했다가 귀가했다.
강으로 변한 도로 |
경북에서는 태풍 피해 신고 25건이 들어왔다.
포항 구룡포에서는 이날 오전 2시30분부터 1시간 새 내린 95mm 폭우로 구룡포 시장 100여m가 침수돼 상가 8동, 주택 5동이 피해를 봤다.
관계 당국은 군인력 200명, 살수차 2대, 소방차 1대 등을 투입해 복구 중이다.
또 경주 외동 석계소 하천 제방도로 약 100m가 유실돼 시가 긴급 복구에 나섰다.
포항 5동·경주 7동 등 주택 12동이 침수됐다.
전남 여수에서는 봉산동, 중앙동, 교동 등 구도심 저지대를 중심으로 발목까지 물이 차올랐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앞서 전남도는 주민 1만2천여 명을 사전 대피시켰고, 부산시도 상습 침수지역인 동구 자성대아파트에 대한 주민 대피령을 내려 22가구 33명이 대피했다.
◇ 하늘길·바닷길도 끊겼다
태풍에 결항 또 결항 |
항공기는 김포·김해·제주·청주·울산·광주 등에서 모두 86편이 결항했다.
강풍과 강한 파도에 여객선은 목포∼제주·인천∼백령 등 58개 항로 70척의 발이 묶였다.
주요 항구에는 어선과 선박 수천 척이 파도를 피해 정박했다.
지리산, 계룡산, 한려해상국립공원 등 전국 17개 국립공원 18곳 450개 탐방로 출입도 통제됐다.
초속 30.6m에 이르는 순간 강풍으로 인해 24일 오전 광안대교 등 부산의 해상교량이 한때 전면 통제됐다가 해제됐다.
소방당국은 807명과 장비 120대를 동원해 35곳에 269t의 급수지원과 84건의 안전조치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 태풍 동해상으로 빠져나갔지만 비는 계속
경남 고성에 상륙한 오마이스는 이날 오전 6시 울릉도 남서쪽 약 60㎞ 부근 해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변질했다.
그러나 서해상에서 다가오는 저기압 영향으로 서해안과 제주, 전남권에 최대 200m 비가 계속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이날 오전 7시부터 1시간 동안 전북 부안 58.5mm·고창 상하 56mm·정읍 39.7mm, 전남 장성 상무대 31mm 등 서쪽 지방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쏟아지고 있다.
기상청은 "곳에 따라 천둥, 번개, 돌풍을 동반한 시간당 50∼70mm의 비가 내리고 호우 특보가 확대될 수 있으니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밝혔다.
태풍 오마이스가 남긴 성산일출봉 풍경 |
(권수현 장아름 김선경 김선호 백나용 정회성 민영규 손형주 허광무 김선형 기자)
sunhy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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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종합=연합뉴스) 올해 한반도에 처음 상륙한 태풍 '오마이스'(OMAIS)가 남부지역에 큰 생채기를 내고 동해상으로 빠져나갔다.
태풍 길목에 놓인 남부 지방은 200mm가 넘는 폭우로 주택과 시장, 도로 등 곳곳이 침수됐다.
경북 포항 구룡포시장, 울산 태화시장은 높게는 물이 무릎 높이까지 차오르는 등 피해를 봤다.
부산과 경남 통영에서는 주택이 침수돼 이재민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