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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태풍 ‘오마이스’ 남부지방 훑으며 시간 당 100mm 물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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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상륙한 제 12호 태풍 오마이스(OMAIS)는 남부지방을 훑고 지나가며 시간당 100mm에 육박하는 물폭탄을 쏟아냈다. 주택·도로는 물에 잠기고, 도로에 토사가 쏟아져 통제되는 등 곳곳에 생채기를 안겼다.

24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6시까지 오마이스는 경남 사천시 삼천포에 205.5mm, 거제 장목 184mm, 고성 167mm, 창원 진북에 161.5mm, 부산 금정구에 158mm의 비를 뿌렸다. 특히 거제 장목과 사천 삼천포엔 시간당 90mm가 넘는 소위 물 폭탄이 쏟아졌다.

오마이스 길목에 있던 부산·경남 등 남부지방에 피해가 집중됐다. 23일 오후 11시50분쯤 거제 장목면 외포리 한 도로에 토사가 흘러내리며 왕복 2차선 도로를 덮쳤다. 다행히 지나가는 차량이 없어 피해는 없었다. 거제시 사등면 한 아파트 근처 지하차도엔 성인 허리 높이까지 물이 차올라 통행이 통제되기도 했다.

오전 1시쯤엔 고성군 대가면 갈천리에서 도로가 유실돼 고립된 주민 2명이 구조요청을 해오기도 했다. 주택·상가 침수도 이어져 배수 작업도 잇따랐다. 경남소방본부엔 오전 5시 기준 173건의 신고가 접수됐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부산에서도 단시간에 집중된 비에 도로가 침수되며 승용차가 둥둥 떠내려가기도 했다. 멈춰선 차량에 운전자들이 긴급히 구조를 받았다. 이날 부산 시내 도로 33곳이 침수 또는 침수 우려로 차량 통행이 제한됐다. 24일 오전 0시쯤엔 기장군 철마면에서 인근 하천이 범람하며 주택과 상가가 침수됐다. 마을 주민 20~30명이 급히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오전 1시1분쯤 북구 구포동에서는 행인 1명이 폭우로 열린 인도의 맨홀에 빠졌다가 스스로 빠져나왔다.

조선일보

23일 오후 11시 55분께 경남 창원시 성산구 반림동 한 아파트 고층에서 바라본 하늘에서 번개가 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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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 부산에서는 217가구가 태풍으로 정전을 겪기도 했다. 해안가 침수로 경남 통영에서 2가구 1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저지대 등 침수 우려가 있는 부산과 경남 창원, 전남 순천, 담양 지역 총 840가구 1106명은 사전에 대피해 화를 면했다.

경전선(진영~진례) 선로에는 침수와 토사유입 피해가 발생해 운행이 중단됐다.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30m 달하는 강풍으로 24일 오전 광안대교와 부산항대교, 남항대교 등 부산지역 해상교량이 한때 전면 통제되기도 했다.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을숙도대교도 양방향 차량통행이 전면 금지됐다. 교량의 경우 오전 2시35분쯤 대부분 통행이 재개됐다.

조선일보

24일 오전 0시 42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호계리 한 도로에 차량이 침수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운전자 1명을 구조했다. 소방대원들이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밀고 있다. /창원소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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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6시 기준 오마이스에 따른 건물 침수와 도로 유실 등 피해는 잇따랐지만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마이스는 이날 오전 6시 울릉도 남서쪽 약 60km 부근 해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장마전선 등의 영향으로 남부지방에 많은 비가 계속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날 오후까지 남부지방과 충청권, 제주도를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 당 50~70mm의 매우 강한 비와 최대 150mm, 전라권과 경남권은 200mm 이상의 많은 비가 내려 호우특보가 확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비 피해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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