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자의 일기·의지와 증거·코믹 헤븐에 어서 오세요
고교 수학 교사를 하다 아마추어 복싱 선수를 거쳐 작가로 활동 중인 설재인의 세 번째 장편.
어느 날 다른 우주로 들어간 여자 엄주영은 남자가 된 나 엄주영을 만난다. 아빠, 엄마 그리고 절친 최은빈까지 모든 게 그대로지만 나만 남자가 돼 있다. 친구 은빈이는 나를 알아보지 못하지만, 남자가 된 나 엄주영은 알고 있다.
남자 엄주영은 폭력을 쓰고 나쁜 짓을 일삼지만, 우두머리 격은 아니고 속칭 '따까리'이다. 평행우주 속 나는 잘나가는 놈들에게 기생하는 남자였다. 나는 엄마가 불쌍하단 생각이 든다. 결혼하지 않는 딸 때문에 고생하던 엄마는 이 세계에서 망나니 아들을 뒀다.
나는 남자 엄주영의 버르장머리를 고쳐 놓기로 마음먹고 친구 은빈에게 자신이 다른 세계에서 온 친구였음을 설득해 개과천선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폭력적인 아버지와 닮은 남자 주영. 아버지 밑에서 불행했던 자신과 같지만 다른 불행에 빠진 또 다른 나를 구해내겠다는 나의 노력은 열매를 맺게 될까.
밝은세상. 324쪽. 1만5천 원.
▲ 낯선 자의 일기 = 지난해 에드거 상 최우수 장편소설상을 받은 작품으로 영미권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영국 서식스에서 고등학교 영어 교사로 일하는 주인공 캐시디는 가정을 이루고 성실히 살아가는 여성이다. 하지만 그의 평온한 삶은 친구 엘라가 어느 날 살해되며 요동친다.
엘라의 시신 옆에는 캐시디가 가장 좋아하는 단편 소설에 나오는 중요 구절이자 셰익스피어의 희곡 '템페스트'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 "지옥은 비었다"라는 문구가 적힌 메모가 놓여 있었다.
게다가 캐시디는 어느 날 자신의 일기장에 누군가 "안녕, 클레어. 당신은 나를 모르죠"라는 문장을 써놓고 간 걸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잇달아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사건 속에서 캐시디는 혼란스러워지고, 수사 당국은 중요한 순간마다 관련자로 등장하는 캐시디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여기에 작가가 되고 싶은 캐시디의 딸 조지아와 수사를 맡은 여형사 하빈더 카우어이의 시점이 겹치면서 긴장과 미스터리는 점점 고조된다.
영국 추리 작가 엘리 그리피스의 대표 장편소설이다. 박현주 옮김.
나무옆의자. 508쪽. 1만7천 원.
▲ 의지와 증거 = 노르웨이 작가 비그디스 요르트의 장편소설로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그의 작품이다. 재산 분배를 둘러싼 가족 간 갈등 속에서 유년기 트라우마를 떠올리고 고뇌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그렸다. 북유럽 리얼리즘 문학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부상하며 베스트셀러가 됐고, 다수 문학상을 받았다. 유소영 옮김.
구픽. 376쪽. 1만4천800원.
▲ 코믹 헤븐에 어서 오세요 = 젊은작가상과 한겨레문학상을 받은 박서련의 소설작품집. 누구 탓에, 무엇 때문에 힘든지, 구조적 원인도 모른 채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나가는 요즘 청년들의 분투기를 담은 아홉 편의 짧은 소설들이 이어진다. 코미디, 호러, SF 등 다양한 장르가 각각의 개성을 담아 혼재한다. 일러스트레이터 최산호가 삽화를 그렸다.
마음산책. 200쪽. 1만4천 원.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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