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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박용진 “무능한 정치세력에 갇히는 민주당이 가장 두려워…유능한 진보로 신뢰 얻을 것” [대선주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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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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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박용진 의원이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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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박용진 의원(50)은 23일 “민주당이 무능한 정치세력이라는 프레임에 갇히는 것이 가장 두렵다. 진보 진영이 벗어나지 못한 금기를 깨고 울타리를 넘어설 것”이라며 “‘유능한 진보’의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다시 신뢰를 얻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진보는 경제에 무능하고, 안보에 유약하고, 퍼주는 것만 잘한다는 ‘무능의 틀’을 깨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선 공약으로서 법인세·근로소득세 동시 감세 등 ‘파격적’ 제안을 했던 박 의원은 “기득권을 타파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공무원 연금개혁과 정규직 특혜 축소 등을 제안했다. 그는 “주위에서 ‘표 잃을 소리 한다’는 걱정을 많이 하지만, 무책임한 정치보다는 크고 작은 제도의 변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정치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내 최연소 후보로서 한때 이재명·이낙연 후보에 이어 여론조사 지지율 3위를 기록하기도 했던 박 의원은 최근 지지율 정체에 갇혀 있다. 박 의원은 “1·2위 후보의 이전투구로 다른 후보들에게까지 흙탕물이 튀기고 있다”며 “‘바지 발언’에서 시작해 ‘떡볶이 먹방 논란’까지 오면서 국민의 삶이 어디 있었나”라고 여권 대선판을 맹비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박용진이 꿈꾸는 민주당 정부는 어떤 모습인가.

“유능한 진보다. ‘진보는 경제에 무능하고 안보에 유약하며 퍼주는 것만 잘 한다’는 세 가지 ‘무능의 틀’을 깨야 한다. 10년 전 무상급식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을 물러나게 했던 진보가 지금은 모든 정책에 ‘무상·보편’을 붙여가며 포퓰리즘 오해를 받고 있다. 유능한 진보로 국민에게 신뢰를 다시 얻어야 한다.”

- 대선을 앞둔 민주당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무엇이라고 보나.

“무능한 정치세력이라는 프레임에 갇히는 것이다. 제가 진보 진영이 벗어나지 못한 금기도 깨고 울타리를 넘어서려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지지율은 정체 국면이다.

“1·2위 후보가 이전투구를 하면서 흙탕물을 튀기고 있다. 본인들도 내상이 크지만 저는 ‘중상’을 입었다. 당도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바지 발언에서부터 백제 발언을 거쳐 떡볶이 논란까지 오면서 국민의 삶이 어디 있었나. 언론도 이들의 공방을 욕하면서 계속 쓰더라. 답답했다.”

- 당내 세력 확장에서 성과가 없다는 지적이 있다.

“‘조직’으로 승부를 본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조직을 얻은 뒤 민심을 얻는 게 아니고 민심 뒤에 조직이 따라온다고 본다.”

- 감세론에 대해 당 내부나 진보진영 내 비판이 비등하다.

“법인세·소득세 감세론에 대한 비판을 듣고 놀랐다. 낡고 오래된 진영 논리에 기대고 있다. 신자유주의 등장 시기 레이건·대처리즘을 끌고 와서 비판해 실망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금 감세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은가. 코로나 시대에 국제적 상황이 달라졌기에 이를 뚫고 나가려는 시도다. 비판을 하더라도 이런 측면에서 비판을 풀어내야지, 언제적 레이건인가.”

- 민주당에게 ‘낯선’ 의제를 계속 던지는 이유는.

“정치인은 당장 박수를 못 받아도 미래를 고민해야 한다. 모병제·남녀평등복무제 등도 ‘왜 지금 이걸 얘기하냐’는 지적이 있었지만 모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라 던진 것이다. 돈 안되는데 왜 투자하냐는 얄팍한 셈법은 안 된다고 본다.”

- 오늘은 공무원연금·정규직·의사 기득권 타파를 이야기했다.

“내 태도를 두고 ‘대통령 포기했구나’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박수만 받고 임기를 마치는 일이 반복되는 것이 단임제 대통령제의 문제다. 연금개혁 등 중요 과제가 계속 헛도는 무책임한 정치가 이어진다. 크고 작은 제도의 변화를 만들고 국민 삶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정치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 다른 주자들의 대선 의제를 평가한다면.

“이재명 지사는 5년 동안 기본소득 의제를 던져왔다. 그런데 유력 후보가 된 지금은 TV토론에서 기본소득에 대해 물어보니 ‘나는 할 수 있다’고만 반복하고 30초 발언시간 제한 뒤에 숨더라. 더 물어보니 화를 냈다. 야당 후보와 붙었을 때 1시간 이상의 발언시간이 주어지면 더 이상 숨을 수 없다. 저는 ‘불안한 이재명과 그저 그런 이낙연, 실력 있는 박용진’으로 위치를 잡으려고 한다.”

- 삼성과는 ‘애증’의 관계로 유명한데 대기업이 환영하는 법인세 감세를 제안하더니 최근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은 비판했다.

“저는 초지일관이다. 총수의 사익과 기업의 이익은 다르다. 총수가 사익을 추구하면 그 일가만 혜택을 본다.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배임·횡령을 저지른 이 부회장은 회사에 피해를 준 사익추구자였을 뿐이다.”

- 대선 앞두고 언론·검찰개혁 등 개혁 의제에 집중하는 것이 이득이 될까.

“독선적 의회운영을 벗어나고자 야당에게 상임위를 돌려주겠다는 결단을 한 마당에 ‘마지막으로 한번 보여주자’는 식으로 개혁 법안들을 단독 처리하다 보니 처음의 큰 결단조차도 빛이 바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40%대를 웃돈다. 정권 재창출을 낙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국민들은 이미 4·7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을 몽둥이로 한 대 후려치셨다. 뻔한 후보, 뻔한 주장을 고수하면 뻔하게 진다. 지금 ‘평온하네’ ‘무난하네’라고 하지만 그 밑에 민심의 ‘마그마’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지표가 좋다고 방심하면 안 된다. 착시현상이다. 정권교체를 원하는 여론이 더 높다.”

- 야권에서는 어느 후보가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보나.

“마음 속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제낀 지 오래다. 그들과 한시간 정도 토론하면 밑천이 바닥날 거라 봤는데, 지금으로서는 20분도 걸리지 않을 것 같다. 저렇게 준비가 안된 사람들은 대통령은커녕 지방의원도 하면 안된다. 홍준표 후보가 제일 본선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데 우리에게는 큰 복이다. 오른쪽 돌파만 하시는 분이라 수비가 상대적으로 쉽다. 유승민 후보가 올라온다면 민주당으로서는 힘들 수 있다. 운동장을 넓게 쓸 줄 아는 중도 확장성이 있는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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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범·박홍두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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