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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치솟는 밥상물가 하위 20%에 직격탄...네 집 중 한 집은 적자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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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밥상 물가가 크게 오르자 소득 하위 20%인 저소득층의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은 줄었는데 물가는 계속 상승하면서 2분기 네 집 중 한 집은 번 돈보다 쓴 돈이 더 많은 적자 살림을 기록했다.

◆ 1분위 가구 식료품 등 지출액 1년전 대비 12%↑

2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 즉 1분위 가구가 2분기에 식료품과 비주류음료에 지출한 월평균 금액은 24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12% 늘었다. 이는 1분위 가구 전체 소비지출 증가율(7%)을 크게 웃돈다.

1분위 가구는 2∼5분위 가구보다 식료품·비주류음료에 더 적은 돈을 쓴다. 그러나 한달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주류음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1분위가 21.2%로 가장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형편이 약간 나은 2분위 가구는 식료품·비주류음료에 월평균 28만5000원(+6.8%)을 썼다. 3분위는 34만7000원(+0.9%), 4분위는 44만1000원(-3.8%), 5분위는 54만원(+1.2%)을 썼다. 소득이 낮은 가구일수록 지출 증가율이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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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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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료품·비주류음료는 대표적인 필수 지출 항목 중 하나로, 물가가 올라도 절약하는 데 한계가 있다. 밥상 물가가 오르면 그만큼 살림에 타격을 많이 받는다는 의미다.

OECD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한국의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식품) 물가는 1년 전보다 7.3% 상승했다.

특히 농축수산물 물가는 2분기에만 11.9% 뛰어올라 1991년(12.5%) 이후 30년 만의 최대 상승을 기록했다.

7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품목별로는 계란이 57.0% 급등해 2017년 7월(64.8%)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로써 계란 가격은 올해 1월(15.2%)부터 7개월 연속으로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갔다.

이외 사과(60.7%), 배(52.9%), 포도(14.1%), 수박(8.7%) 등 과일과 돼지고기(9.9%), 국산 쇠고기(7.7%), 닭고기(7.5%) 등 고기류, 마늘(45.9%), 고춧가루(34.4%), 부추(12.2%), 미나리(11.7%)를 비롯한 각종 채소류도 가격이 두루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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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물가 뛰자 네집 중 한집 '적자살림' 신세

소득은 줄었지만 물가가 계속 상승하자 번 돈 보다 쓴 돈이 많은 적자 가구 비율이 큰 폭으로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적자 가구 비율은 24.4%로 지난해 같은 기간(20.0%) 보다 4.4% 포인트 상승했다. 네 집 중 한 집은 적자 가구인 셈이다. 적자 가구 비율은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소득에서 세금·사회보험료 등 비소비 지출을 뺀 값)보다 소비 지출이 많은 가구의 비중을 말한다.

특히 1분위(하위 20%)의 적자 가구 비율은 55.3%로 전년 같은 기간(47.1%) 대비 8.2% 포인트나 높아졌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19년 2분기(52.7%)보다도 높다.

식료품 물가 상승 등이 지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1분위는 버는 돈은 적은데 식료품과 같은 필수 지출을 줄이는 데 한계가 커 다른 구간보다 적자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또 지난해 가계소득 증가 효과를 낳았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영향이 사라진 탓도 있다.

중산층인 4분위(상위 20~40%)에서도 적자 자구 비율은 지난해 10.5%에서 올해 15.5%로 5.0% 포인트, 고소득층인 5분위(상위 20%) 역시 7.7%에서 10.5%로 2.8% 포인트 올랐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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