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동북아역사재단의 '조선 민중이 체험한 '징용''
닭장일기©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진동 요셉의 집'은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요장리에 있다. 신간 '닭장일기'는 산과 바다로 둘러싸인 진동 요셉의 집에서 벌어지는 수녀들의 유쾌한 삶은 을 담았다.
이곳은 예수성심시녀회가 기후위기 시대에 지구와 화해하고 다 함께 사는 길을 열기 위해 시범 운영하게 된 생태공동체다. 수녀들은 농사짓고 닭을 키우며 자연에 순응한다.
저자 최명순 필립네리 수녀(75)는 솔직하고 재치있는 문장으로 작은 닭장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흥미롭게 전한다.
필립네리 수녀는 국내외 여러 단체와 기관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하다가, 일흔이 훌쩍 넘은 나이에 진동 요셉의 집에 소임을 가게 됐다.
그는 닭을 키우는 일도, 똥오줌을 활용해 친환경 농사를 짓는 일도 난생처음 접해보는 것들이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닭장에서 알을 품고 있는 암탉을 들여다보는 일조차 조심스러워 "실례합니다"고 매번 양해를 구할 정도였다.
이제 그는 날마다 닭장을 오가면서 닭들과 친해져서, 나중에는 암탉의 엉덩이를 번쩍 들어서 낳아놓은 알을 아무렇지도 않게 꺼내기도 하고 친근한 몇몇 닭들을 품에 꼭 안아주기도 하며 명실공히 '닭들의 엄마'로 거듭나게 된다.
책은 닭을 키우는 이야기에서 출발해 삶, 죽음, 운명, 고통 등의 문제를 다루면서도 우리 삶의 모습을 차분하게 통찰한다.
"충격이 큰일을 겪을 때도 우리는 대범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 수녀님들은 닭이 죽으면 감나무 아래에 묻어준다. 그러면 미생물이 그것을 분해하고 거름이 되어 나무는 튼튼히 자라고, 감나무는 많은 열매를 맺어 일부는 미리 땅에 떨어져 닭들의 먹이가 되고, 일부는 가을에 우리의 차지가 되는 것이다."
저자는 결핍에서 오는 기쁨, 불편에서 느끼는 충만감, 힘듦에서 느끼는 만족감을 추구하자고 자연스레 권한다. 책은 바쁜 일상에 지친 독자에게 치유과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닭장일기/ 최명순 필립네리 수녀 지음/ 라온북/ 1만5000원
art@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