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아프간 사태 후 첫 언론 인터뷰
중국이 미국 믿어선 안 된다는데? 질문에
"한·대만은 아프간과 근본적인 차이 있어"
"나쁜 놈들이 나쁜 짓 못하게 상호방위조약"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ABC뉴스 조지 스테파노플러스 앵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A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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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미 ABC뉴스 인터뷰에서 한국, 일본, 대만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등 동맹이 침략당하면 미국은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가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동맹도 버릴 수 있다는 '손절 외교'로 해석되자 한국 등 다른 동맹은 아프간과 사정이 다르다고 선을 그으면서 상호 방위 약속을 공개적으로 재확인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ABC뉴스의 조지 스테파노플러스 앵커가 "중국이 벌써 대만에 '거봐, 미국인은 믿어선 안 돼'라고 말하고 있는데"라고 묻자 "대만, 한국, 나토는 (아프간과)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 섬(대만)이나 한국은 내전 상태가 아니라 통합된 정부를 가진 나라이고, 우리는 (상호방위조약 등) 협정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정은 "나쁜 놈들(bad guys)이 나쁜 짓(bad things)을 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가 한 모든 약속(commitment)을 지켜왔다"면서 나토 조약 5조를 거론했다. 회원국 한 나라에 대한 공격은 모두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행동을 취한다는 집단 방어 개념을 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누군가 나토 동맹을 침략하거나 행동을 가할 경우 대응한다는 (조약) 5조에 대해 신성한 서약을 했다"면서 "이는 일본도, 한국도, 대만도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에 대해 말하는 것은 (아프간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스테파노플러스 앵커는 재차 "'거 봐라, 미국은 믿어서는 안 된다. 미국은 약속을 안 지킨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이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누가 그렇게 말하겠느냐. 나는 이 결정을 내리기 전 우리 동맹, 유럽의 나토 동맹과 만났다. 그들은 우리가 (아프간에서) 나와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ABC뉴스 조지 스테파노플러스 앵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A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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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6일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의 국익이 아닌, 다른 나라 분쟁에 주둔하며 싸우는 과거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더는 남의 나라에서 일어나는 끝없는 전쟁을 치르지 않겠다면서 아프간 철군 결정을 정당화하는 발언이었다.
하지만 동맹의 의구심이 커지고 미국 리더십이 흔들릴 조짐이 보이자 바이든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에서 직접 동맹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이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17일 언론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한국이나 유럽으로부터 우리 군대를 감축할 의사가 없다"면서 아프간에서 미군 철수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인 아프간들에 대한 신뢰를 지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같은 인터뷰에서 지난 20년간 미군을 위해 일한 통역사, 계약직원 등 탈레반으로부터 목숨을 위협받는 아프간인들을 전원 미국으로 데려오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에서 "모든 미국인"을 대피시킬때까지 필요하다면 약속한 철군 시한인 8월 31일을 넘겨서 미군 주둔을 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8월 31일까지 구출 작전이 끝나지 않으면 그 시점에 누가 남았는지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국민이 남아있으면 미군도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을 위해 봉사한 아프간인들이 남았을 경우에도 철군 시한을 연장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20년간 미군을 지원하고 함께 싸운 아프간인들을 버리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나, 상황이 급박해지자 최대한 노력한 만큼 수송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아프간 참전 용사 출신 정치인과 활동가, 연구자 등 일부는 탈레반으로부터 처형 위기에 놓인 아프간인을 미국이 돌보지 않으면 세계 곳곳에서 테러와 싸울 때 누가 미국과 함께하려 하겠느냐고 비판한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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