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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한미연합과 주한미군

美 "외부 적 있는 한국, 아프간과 달라…주한미군 안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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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기자회견

'美 국익 없으면 철군, 韓서 철수?' 질문에

"외부 적 있는 한국 보호, 내전 아프간과 달라"

"대만·이스라엘에 헌신, 어느 때보다 굳건해"

중앙일보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아프가니스탄과 다르다면서 주한미군 철수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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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한국은 내전으로 싸우고 있는 아프가니스탄과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면서 주한미군 철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또 대만과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헌신은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다고 강조했다.

미군이 철수한 아프가니스탄을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점령하면서 동맹국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백악관이 한국과 대만 등은 아프간 사태와 다르다며 선을 그은 것이다.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열린 설리번 보좌관 기자회견은 아프간이 탈레반 손에 함락된 후 처음으로 국가안보 책임자가 언론의 질문을 받는 자리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국민 연설을 했지만, 쏟아지는 질문에 답하지 않고 퇴장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이나 유럽에서 우리 병력을 철수할 의사가 없다고 반복적으로 말해왔다"면서 "우리가 지금 아프가니스탄에서 접하는 상황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어제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국익이 없으면 미군을 희생시키지 않겠다고 했는데,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에서 철군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답하면서다.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은 한국과 유럽에서 아주 오랜 기간 우리 군을 유지해왔으며, 그곳은 내전의 한가운데에 있는 게 아니라 잠재적인 외부의 적(external enemy)을 상대하기 위해 주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부 적으로부터 우리 동맹을 보호하는 것이므로, 지금 우리가 아프가니스탄에서 다루고 있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 발언은 주한미군은 북한이라는 외부 적으로부터 미국의 동맹인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주둔하는 것으로,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가 충돌하는 아프간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인식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공격을 우려하는 대만, 테러를 걱정하는 이스라엘 등이 미국으로부터 버려지는 것을 걱정하는 데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반응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동맹과 동반자에 대한 우리의 헌신은 신성불가침이며 항상 그래왔다고 믿으며, 대만과 이스라엘에 대한 우리의 헌신은 그 어느 때보다도 굳건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회가 많았는데 스스로를 지켜내지 못한 아프간과는 사정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은 지난 20년간 아프간에 피와 보물(treasure), 땀과 눈물을 줬고, 그들이 자신을 위해 일어서서 싸울 수 있도록 훈련과 장비를 모두 줬다"면서 "이제는 아프간인들이 스스로를 위해 일어서야 한다고 말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그는 "2011년 우리는 2014년에 아프간에서 빠져나올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 약속을 훨씬 넘어 7년을 더 머물렀다"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철수를 옹호하는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의 국익이 없는 곳에서 미군을 희생시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우리 군에게 끝도 없는 다른 나라 내전을 치르도록 요구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된다"면서 "미국의 국익이 아닌, 다른 나라 분쟁에서 주둔하며 싸우는 과거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은 9·11 테러 배후인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과 전쟁을 벌였지만, 그 목적은 오래전에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빈 라덴은 2011년 사살됐다. 이후 아프가니스탄이 치르는 내전에 미군이 너무 오래 머무르면서 불필요한 희생을 했다는 게 미국의 인식이다.

미군이 철수하는 틈을 노리고 탈레반은 지난 15일 아프간 수도 카불을 점령했으며,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이 국외로 도망가면서 아프간은 탈레반 손에 넘어갔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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