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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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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과음 다음 날 가슴 심하게 아픈 3040, 심장 혈관 경련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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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이형 협심증 대처하기

음주·흡연·스트레스 등 탓 발병

숨쉬기 어렵고 실신하는 경우도

증상 진단 땐 약물치료 꼭 받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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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음한 다음 날 아침, 가슴이 답답하고 숨쉬기가 곤란한 통증이 있다가 곧 사라지거나 실신한 경험이 있다면 심장이 보내는 경고 증상일 수 있다. 심장 혈관(관상동맥)에 쥐가 나듯 일시적으로 경련이 발생한 ‘변이형 협심증’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협심증은 동맥경화로 관상동맥이 만성적으로 좁아져 심장이 산소 공급을 충분히 받지 못할 때 통증이 발생한다. 낮에 과로하거나 운동을 하는 등 심장 혈관에 더 많은 혈액이 필요할 때 증상이 주로 생긴다. 연령·고혈압·흡연·고지혈증·당뇨병 등이 동맥경화와 이로 인한 협심증의 주요 위험인자다.

하지만 변이형 협심증은 음주·흡연 등이 유발 요인으로, 동맥경화 없이도 갑자기 찾아올 수 있다. 은평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김범준 교수는 “일반 협심증보다 발병하는 연령대가 10년 정도 빨라 30~40대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증상이 나타난다”며 “낮에 일하거나 운동을 할 땐 통증이 잘 생기지 않지만 술 마신 다음 날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대부분 5~10분 이내 사라져



증상은 이른 아침(오전 5~10시)에 주로 발생하고, 오후에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이는 음주·스트레스 등으로 몸의 자율신경계 균형이 깨지면서 혈관을 확장하는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이 떨어지거나 혈관을 수축시키는 혈관평활근세포가 과도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밤에 잘 땐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돼 있다가 새벽에 일어날 때 교감신경이 다시 활성화되면서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이룬다. 하지만 음주 등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추위에 갑자기 노출됐을 때 자율신경계 균형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김 교수는 “관상동맥이 경련을 일으키는 기전은 혈관내피세포 질환과 혈관 벽의 과민성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며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혈관 수축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 자율신경계 변화가 원인이 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변이형 협심증 증상은 보통 5~10분 이내에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근육에 쥐가 나서 꼼짝 못 하다 근육이 풀리면서 증상이 없어지는 것과 같다. 주로 안정 시에 증상이 나타나며 가슴이 답답하고 무거운 통증, 과호흡, 식은땀, 호흡곤란과 두근거림을 동반하기도 한다. 김 교수는 “동맥경화가 원인이 아니기 때문에 심장에 부하가 있는 경우는 오히려 문제가 되지 않고, 경련을 일으키는 심적 변화나 추운 상태 등 안정 시에 잘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다만 운동 중이어도 등산 시에 과호흡하는 경우 등엔 혈관 경련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실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김 교수는 “변이형 협심증이 발생한 혈관이 우측 관상동맥일 경우, 우측 관상동맥이 혈액을 공급해 주는 맥박 부분에 문제가 생겨 실신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협심증의 10~20% 차지



변이형 협심증은 전체 협심증의 약 10~20%를 차지한다. 가슴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5명 중 1명은 변이형 협심증이란 국내 연구결과도 있다. 하지만 전형적인 협심증과 발병 양상에 차이가 있어 질환을 인지하는 환자가 많지 않다. 신경성이나 위장장애 질환으로 여겨 방치하기도 한다. 김 교수는 “문제는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변이형 협심증이어도 혈관이 좁아졌다 회복하는 상태가 반복되면 심근경색이나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혈관 경련이 20분 이상 지속하는 경우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진행되기도 하고, 경련 후 가라앉는 시점에서 부정맥이 일어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변이형 협심증은 생활습관 개선이 매우 중요하다. 금연하고, 과음하지 않아야 하며 불안·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본인만의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추위에 노출을 피하고, 혈압약 중 베타차단제 등 혈관 협착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을 주의해야 한다.

니트로글리세린을 소지하고 가슴 통증 발생 시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니트로글리세린으로 조절되지 않을 경우 119에 도움을 요청하고, 가까운 병원의 응급실로 가도록 한다. 김 교수는 “변이형 협심증으로 진단받았을 땐 지속해서 약물치료를 꼭 받아야 한다”며 “젊은 나이에서도 오기 때문에 병의 심각성을 잘 모르고 과음하다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변이형 협심증의 특징



· 오전 5~10시에 흉통이 나타난다.

· 술 마신 다음 날 증상이 심해진다.

· 30~40대의 비교적 젊은 연령대에서 발생한다.

· 운동할 때나 오후 시간대에는 통증이 없다.

· 증세가 5~10분 이내에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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