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조사처 "물가 오른만큼 소득세 과표 조정해야"

물가는 매년 오르는데 소득세 과세표준은 수년째 제자리에 머물면서 사실상 증세가 매년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정기적으로 물가 인상률만큼 소득세 과표를 조정하도록 소득세와 물가를 연동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5일 국회입법조사처는 '2021년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를 통해 소득세 과표 구간에 물가연동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종합소득세 세율은 1996년 이후 4단계 구간을 유지하다가 2012년 이후 고소득 세율 구간 신설과 고소득자 세율 인상이 수차례 이뤄지면서 2021년 8단계 세율 구간으로 변경됐다.

문제는 현행 소득세 체계가 물가 상승분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가 상승으로 명목소득만 늘어도 높은 세율 구간으로 밀려 올라가 세율 인상 없이 실질적인 증세 효과가 발생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4~5년을 주기로 소득세 과표를 변경하거나 소득세율을 조정하는 방법으로 물가 상승분을 소득세제에 반영했으나 불완전한 방식이라는 지적이 있다. 소득세 과표 구간은 2008년 1200만원, 4600만원, 8800만원으로 설정된 이후 저소득층 과표 구간 조정 없이 최고세율 구간 신설과 세율 최고세율 인상만 이뤄졌다. 8800만원 초과분에 대한 신규 구간만 설정됐을 뿐 8800만원 이하 구간의 과표 조정은 없었던 것이다.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1년 5월까지 소비자물가는 7.46% 상승했다. 연평균 1.24% 수준이다. 그러나 소득세 과표 구간 변동은 미미해 납세자 세부담이 점점 커지는 문제가 있다고 입법조사처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실질소득에 변화가 없는 납세자는 물가 상승에 따른 명목소득 증가와 소득구간의 자동적 상승으로 세율이 증가한다"며 "2000년 후반부터 소득공제를 간소화하고 소득세 과표 구간을 단순화해 물가연동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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