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부터 백신 잉여 현상↑…2차 접종 대상자 중 일부 접종 앞당긴 탓
AZ 연령제한·50대 1차 접종도 한몫…의료기관 개봉 후 남은 백신 폐기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 '잔여백신' 검색·예약 시스템을 검색한 결과, 충북 청주지역 의료기관 곳곳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잔여 백신이 확인됐다.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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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스1) 조준영 기자 = 수급 문제로 품귀 현상을 겪는 화이자·모더나 백신과 달리 아스트라제네카(AZ)는 물량이 남아돌고 있다. 잔여 백신 접종 수요마저 적어 폐기량도 날로 늘고 있다.
13일 오후 3시40분 기준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잔여 백신 검색·예약 시스템을 검색한 결과, 충북 청주지역 의료기관 곳곳에서 잔여 백신이 확인됐다.
잔여 물량은 화이자나 모더나가 아닌 대부분 AZ 백신이었다. 병원별로 적게는 1회분에서 많게는 10회분까지 확보 중이었다.
AZ 백신 잉여 현상은 이달 초부터 두드러졌다.
방역당국 분석에 따르면 도내 60~74세 대상자 중 일부는 일정을 앞당겨 2차 접종을 마쳤다. 지난 5월 1차 접종을 한 해당 연령대는 원래대로라면 11주 차가 되는 이달 12일부터 2차 접종을 해야 한다.
문제는 소수 인원이 일정을 앞당겨 접종을 마쳤다는 데 있다. 한두 명씩 개인적으로 병원을 찾아 접종하다 보니 필연적으로 잔여 백신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는 게 방역당국 판단이다.
잔여 백신을 소진할 만한 상황도 아니다. 당시 AZ 백신은 만 50세 이상만 접종 가능했다.
30~40대는 연령 제한 탓에 접종할 수 없었고, 50세 이상은 이미 1차 접종을 앞두고 있던 터라 잔여 백신을 맞을 이유가 없었다.
부작용 문제 역시 AZ 잔여 백신 기피 현상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했다.
시민 강모씨(52·여·청주 청원구)는 "1차 접종 대상에 포함돼 AZ 백신을 맞을 필요가 없었다"면서 "어차피 늦게 맞을 바에는 부작용이 적다고 알려진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접종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까닭에 일부 병원에서는 한두 명 접종을 위해 백신 한 바이알(병)을 개봉한 뒤 폐기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
AZ 백신은 바이알 당 약 10명이 접종할 수 있으나 6시간이 지나면 폐기해야 한다.
청주지역 한 접종 위탁 의료기관 관계자는 "AZ 백신은 한 바이알로 10명 안팎 접종이 가능하다. 그러나 그동안 예약자가 2~3명에 불과한 날이 많아 폐기하는 양이 적잖았다"고 전했다.
실제 질병관리청이 집계한 전국 '폐기 백신 현황'(12일 0시 기준)을 보면 지난 2월 말부터 폐기한 백신은 1613바이알(1만5000회분)이다. 이 중 AZ 백신은 931 바이알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방역당국은 60~74세를 대상으로 한 2차 접종이 시작된 만큼 AZ 백신 잔여 물량 폐기 문제는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2차 접종이 시작됐고, 각 접종 기관이 일정을 잘 조정하면 AZ 백신 폐기량은 충분히 줄일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정부는 13일 30대 이상도 AZ 잔여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지침을 변경했다.
권고 연령은 50세 이상으로 동일하지만, 국내 방역상황과 AZ 백신 가용물량 등을 고려해 30세 이상 희망자에게 접종 기회를 준다는 방침이다.
rea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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