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가 13일 개최한 김학순 공개증언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양징자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전국행동 공동대표, 알렉시스 더든 미국 코네티컷대 교수, 우에무라 다카시 전 아사히신문 기자가 참가했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정의기억연대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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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일본 사회에 ‘위안부’ 문제를 처음으로 알린 언론인 우에무라 다카시, ‘위안부 망언’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교수를 비판한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 교수 등이 13일 정의기억연대가 주최하고 화상으로 진행한 ‘김학순 공개증언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 모였다. 학술대회는 고 김학순 할머니가 1991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지 30주년이 된 것을 기념하고 그 의미와 과제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한목소리로 용기 있는 증언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 참가자들은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 등 과제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사회를 맡은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김학순 증언으로 초국적인 시민운동이 촉발됐으나 역사부정 세력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피해생존자 활동의 의미를 다각도로 논의하고 남아있는 과제를 살펴보고자 학술대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우에무라 전 아사히신문 기자는 위안부 문제를 처음 보도한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1990년 여름 위안부 할머니에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해서 한국을 찾았지만 2주 간의 취재는 헛수고로 끝났다”면서 “이듬해 위안부 피해자가 증언을 시작했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윤정옥 당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에게 연락했고 (위안부 증언이 담긴) 녹음테이프를 들으며 취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녹음테이프에 담긴 증언의 주인공이 김학순 할머니다. 우에무라는 보도 이후 일본 우익세력들로부터 ‘날조 기자’라는 공격에 시달렸다. 그는 “내 딸을 죽이겠다는 협박장이 당시 강사로 일하고 있던 학교에 날아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학순 할머니가 호소했던 일본 정부의 사과, 젊은 세대로의 기억 계승, 비석 건립 등은 실현되지 않았다”면서 “30년 전 김학순 증언을 전한 일본인이자 언론인으로서 이런 상황이 부끄럽다”고 했다.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를 비판했던 더든 코네티컷대학교 교수는 이날 다시 한번 위안부 문제 왜곡 실태를 지적했다. 더든 교수는 “일본 정부에 의해 자행된 성노예제도는 강간을 목적으로 한 인신매매의 가장 큰 사례로 남아있다”며 “수십만 명의 피해자와 생존자를 대변하는 개인 증언의 가치를 생각하고 이를 부정하는 사람들에 대해 계속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이들외에도 10여 명의 전문가와 국내외 신진연구자가 참여했다. 학술대회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인 14일까지 진행된다.
강은 기자 e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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