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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지방자치하는 이유"…경기도 '100% 재난지원금' 이재명, 도의회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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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5차 재난지원금 전 도민 지급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이재명 지사는 5차 재난지원금을 전 도민에게 지급하기로 밝혔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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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3일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재난지원금 보편지급의 당위성과 경제성 효과를 고려해서 5차 재난지원에서 제외된 분들을 포함해 모든 도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경기도민 전체에 대한 재난지원금 지급이 공식화됐다.



“초과 세수로 전 도민 지급하고 남아”



이 지사는 “경기도 내 시·군과 도의회의 건의를 바탕으로 재난지원금 보편지급의 당위성과 경제성 효과를 고려했다”고 설명했지만, 도내 일부 지자체는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는 모든 국민이 겪고 있다”면서 “함께 고통받으며 정부의 방역 조치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무거운 짐을 나누었던 모든 국민이 고루 보상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재난지원금을 집행하면서 재정 때문에 지원대상에서 제외된 도민들을 도가 추가지원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정부정책을 보완하고 확대하는 것으로 지방자치의 본지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재난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지역과의 형평성 지적에 대해 이 지사는 “타 지역과 다른 점이 바로 지방자치를 하는 이유라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답했다. 또 “현재까지 1조 7000억원에 이르는 초과 세수 중 경기도 몫으로 전 도민 지급을 하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8월 하순 지급 목표



경기도는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 방침에 맞춰 지급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확한 시기는 미정이지만, 8월 하순 전후가 될 전망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정부가 8월 하순에 지급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경기도도 그 계획에 맞춰 동시에 할 예정이다. 최대한 빨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국민 88%를 대상으로 1인당 25만원을 지급하는 국민지원금의 지원 대상자 확정과 조회시스템 구축을 준비 중이며 8월 하순 지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결정에 따라 경기도와 시군은 추가소요 예산을 각각 90%와 10%씩 부담한다. “시군의 재정상 어려움을 고려해달라”는 경기도의회의 제안에 따라서다. 수원, 용인, 성남, 화성, 시흥, 하남시 등 교부세액이 중앙정부 몫 매칭액에 미달하는 6개 시는 경기도가 부족한 부분을 100% 보전하기로 했다.



1인당 지원금 90%만 받는 곳 있을 수도



각 시군이 자율 판단에 지자체가 부담하는 10%를 내지 않고 경기도가 부담하는 90%만 지급하는 것도 허용한다. 전 도민 지급에 반대하는 일부 시군을 고려한 조치다. 앞서 지난 1일 전국대도시시장협의회 소속 경기지역 단체장(수원·용인·성남·화성·부천·남양주·안산) 회의에선 상당수가 전 도민 지급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소득 상위 12%를 포함한 전 경기도민이 1인당 25만원씩을 받게 되지만, 추가 소요예산의 분담을 거부한 시군의 경우는 도 지원금(90%인 약 22만5천원 추정)만 받게 되는 셈이다.

경기도는 소득 상위 12%에 해당하는 도민을 약 166만명으로 추산한다. 이에 따라 경기도와 시군이 부담하는 금액은 각각 3736억원과 415억원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재난기본소득 지원대상에 외국인을 넣을지는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외국인 주민은 정부 5차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일부 지자체 “과도한 재정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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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8일 서울에 있는 경기도중앙협력본부(서울사무소)에서 열린 '2021년 제1차 기본소득 지방정부협의회 정기회의'에서 임원진과 함께 카드섹션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경기도지사, 곽상욱 오산시장(부회장), 이선호 울주군수(회장), 김삼호 광주 광산구청장(감사), 박정현 부여군수(대변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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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재명 지사는 지난 1일 윤봉길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일부 지자체에서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나머지 12%에도 전원 지급하자’고 제안해 시장·군수협의회에 공식적으로 논의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다른 지자체에서는 “재정 부담이 크다”며 난색을 보이기도 했다. 정부가 소득 하위 88%에 지급하는 5차 재난지원금 예산의 국비·지방비 비율은 8대 2로, 경기도와 각 시군은 각각 10%씩을 부담해야 한다.

최근에도 경기도 시군의 반발이 이어졌다. 장덕천 부천시장은 지난 3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소득 상위 12%) 고소득층 같은 경우 가구원 수가 많아 지원금이 더 많이 배분된다”며 “(재난지원금의) 소비 진작 효과도 크지 않다. 지난번 정부 1차 재난지원금 경기도 재난 기본소득을 분석해놓은 걸 보면 지급액 10만원 중 3만원밖에 시장에 안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장 시장은 “전 국민 지급은 코로나19가 안정화된 다음에 효율성 따지지 말고 위로금으로 주면 된다”라고도 했다.

조광한 남양주 시장도 지난 1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절반 이상의 기초단체장이 과도한 재정부담으로 고충을 호소하고 있는데 당정과 야당까지 동의한 사안을 독자적으로 움직이면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썼다.



비판 기자회견 한 경기도의회



한편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지사가 ‘경기도의회의 요구에 따라 도와 시·군 간 재원을 부담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경기도의회는 재난지원금에 대한 공식 입장을 전달한 바 없다. 이번 지원 예산에 대한 심의와 의결은커녕 정식 협의 일체를 진행한 적 없다”고 밝혔다.

장 의장은 경기도의회 교섭단체 대표 의원에게 의원총회를 열어달라고도 촉구했다. 장 의장은 “경기도의회 의장으로서 비교섭단체를 포함한 전체 의원 142명의 의견이 모두 반영된 원만한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집중하겠다”며 “이재명 지사는 의원 간 편을 가르고, 의회 분열을 조장하는 반(反)민주적 행위를 전면 중단해달라”고 말했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최모란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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