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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신간] 동양을 위한 변명 '새로 쓴 동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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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동양을 위한 변명 '새로 쓴 동양사' 표지


중국과 한국, 이민족의 역사를 거시적이고 유기적으로 조망한 새로운 동양사 '눈길'

[더팩트 | 박순규 기자] 보통 동양사의 ‘메인 주연’은 중국이고 ‘서브 주연’은 한국이나 일본이며 이민족들은 칭기즈칸과 같이 ‘신스틸러’ 정도였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근대 이전까지 동양사에서 ‘메인 주연’은 중국, ‘서브 주연’은 이민족이었으며 ‘조연’은 한국, ‘신스틸러’는 일본이었다. 구체적으로 동양사의 핵심인 중국사를 살펴보면 더 명확해진다. 전통시대만 해도 여진족이나 몽골족 등 이민족들은 끊임없이 중국을 침략했고 원이나 청처럼 중국 대륙을 지배하기도 했다.

역사적으로 이민족 국가의 인구는 한족에 비해 1~3%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 그들에게 중국은 왜 여러 차례 정복당했을까? 근대 이전에는 수백, 수천 년 동안 ‘동양 오랑캐’에게 정복당하고, 근대 이후에는 ‘서양 오랑캐’의 반식민지 상태였던 중국. 한편, 나당전쟁에서 당을 몰아내고도 만주를 회복하지 않은 신라, 청나라에 대한 인조, 영조, 박지원의 모순된 듯한 태도, 발해사를 편찬하지 않은 고려와 조선.

이러한 사실들은 모두 중국사나 한국사 차원에서는 제대로 된 이해가 불가능하다. 그것은 중국과 이민족 그리고 한국이 얽히고설킨 동양사 차원에서 거시적이고 유기적으로 조망해야만 제대로 된 이해가 가능한 일인 것이다.

최근 출간된 '새로 쓴 동양사'(지은이 김경환)는 거시적이고 유기적으로 동양사를 다루고 있으며 기존의 역사서들과는 다르게 비유와 예시가 많다. 현시대 사람들에게 이해의 차원을 넘어 역사를 "와닿게" 하기 위해 작가는 꽤 많은 비유와 예시를 들었다. 역사를 ‘딱딱한 사실들의 나열’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일종의 선입견이다.

아놀드 토인비는 '역사의 연구'에서 "인간 생활의 여러 현상을 드러내 보이는 방법은 세 가지다. 첫째, 사실을 확인하고 기록하는 역사의 기법이다. 둘째, 사실을 비교 연구해 일반 법칙을 설명하는 과학의 기법이다. 셋째, 사실을 예술적으로 재생산하는 창작의 기법이다. 이 세 가지는 질서 정연하게 구분되어 있지 않다. 역사는 창작적 요소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사실의 선택, 배열, 표현 그 자체가 창작의 영역에 속하는 기술이다. 그러므로 위대한 예술가가 아니고서는 위대한 역사가라고 할 수 없다는 견해는 옳다."라고 했다.

비유, 예시와 함께 추리도 이 책이 기타의 역사서들과는 다른 특징이다. 작가는 역사가와 탐정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현장에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증거(사료)들을 해석하고 재구성해 내는 것이 임무이기 때문이다. E. H. 카는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역사는 분실된 조각들이 많은 거대한 조각 그림 맞추기"라고 했다.

인류 4대 문명 발상지 중 하나였으며 인류 3대 발명품을 만들어냈고 17세기까지 세계 최고, 최대의 대제국이었던 중국은 왜 서양에 뒤처지고 반(半)식민지 상태가 되었을까? 근대 이전에는 수백, 수천 년 동안 한족 인구의 1~3%밖에 안 되는 ‘동양 오랑캐’에게 정복당하고 근대 이후에는 ‘서양 오랑캐’의 반식민지 상태가 된 중국, 나당전쟁에서 당을 몰아내고도 만주를 회복하지 않은 신라, 청나라 대한 인조, 영조, 박지원의 모순된 듯한 태도, 발해사를 편찬하지 않은 고려와 조선. 이러한 것들은 모두 중국사나 한국사 차원에서는 제대로 된 이해가 불가능하다. 그것은 중국과 이민족 그리고 한국이 얽히고설킨 동양사 차원에서 거시적이고 유기적으로 조망해야만 제대로 된 이해가 가능한 일인 것이다.

지은이 김경환은 대학 시절 학점에 연연하지 않고 역사, 철학, 심리학 등을 공부했으며 서원에 다니면서 '맹자'를 강독하고 요식 업체와 IT 업체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그러느라 29살 여름에 대학을 졸업할 수 있었다). 전공은 대학에서는 역사, 대학원에서는 한문이며 대학 1학년 때 '한국일보'와 '한겨레' 두 곳에서 원고료를 받으며 칼럼을 쓰기도 했다.

대학원 시절에는 한국한문학회 회장 정요일 교수가 쓴 '논어 강의'(전 3권)의 번역과 내용 감수를 도맡아 했다. 자신만의 시각으로 동양사 저술을 끝마쳤으니 이제는 서양사와 철학사 그리고 과학사를 준비하고 있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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