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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택시-모빌리티 업계

[기자수첩]타다가 그립다는 택시기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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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타다가 없어지니까 상황이 이렇게 또…"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의 행보를 두고 한 택시 노동조합 관계자는 이렇게 토로했다. 그의 말에서 카카오의 무한확장에 대한 두려움이 읽힌다. 한때 '타다 절대 불가'를 외치며 도로를 가득 메웠던 택시 단체들의 위용은 온데간데없다. 타다가 철수한 지 불과 1년 반 만에 모빌리티는 '카카오 천하'가 됐다.

택시기사들은 공공연히 타다를 몰아낸 선택에 후회하고 있다. 타다라는 여우를 몰아내니 호랑이가 온 격이어서다. 일부 택시기사는 타다라이트나 우티(UT)·마카롱 등의 가맹택시를 선택했지만, 전체 승객의 80% 이상이 이용하는 카카오 콜(호출) 없이는 영업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택시 기사들 스스로 자승자박했다는 탄식이 나온다.

그 와중에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카카오모빌리티의 수익화는 거침이 없다. 지난 3월 택시기사를 상대로 유료 서비스 '프로멤버십'을 내놓은 지, 불과 몇 달 만에 승객을 상대로도 '스마트호출' 요금을 인상했다. 이용자 선택 다양화라는 카카오 측의 설명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수익을 나누는 택시기사들조차 택시가 외면받을 수 있다며 걱정한다.

4년째 적자인 카카오모빌리티가 상장에 앞서 수익화에 나선 것은 이해못할 바 아니다. 아쉬운 것은 타다 같은 경쟁자의 존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모빌리티 시장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대가 있었다면, 이 정도로 급격하게 요금을 인상하진 못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정부의 모빌리티 규제책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지난 4월부터 시행된 '타다금지법'은 모빌리티 혁신을 운송·가맹·중개라는 3가지 틀에 가두다 보니 자금력이 없는 기업은 시장진입 자체가 어렵게 됐다. SK텔레콤과 우버의 든든한 지원을 받는 '우티' 정도만이 카카오에 도전장을 내미는 상황이다.

그간 카카오모빌리티가 보여온 '포식성'은 '혁신성'을 압도하는 듯하다. 택시기사도 승객도 혁신의 맛을 보기도 전에 청구서를 들이민 꼴이다. 정치권에서도 이 같은 상황을 두고 '독점기업의 출현'이라며 경계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정한 시장의 핵심은 공정한 경쟁이다. 정부 스스로 꼬아놓은 실타래를 풀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canel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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