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모더나 접종자 혈전증 검사 3차례 요구 질병청이 거부

"전문가 의견 청취하고 예의 주시하며 적극 대응하겠다"

20대 접종자 닷새 만에 혈전증 증상으로 수술 후 치료받다 숨져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주도는 모더나 백신 접종 후 혈전증 증상을 보인 20대에 대한 접종 인과성 확인을 위한 검사를 질병관리청이 받아주지 않은 것과 관련해 10일 "도민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모더나 백신 접종 (PG) [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임태봉 제주 코로나방역대응추진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mRNA(메신저 리보핵산) 계열 화이자·모더나 백신은 혈전증 사망과의 인과관계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와 상관없이 도민 입장에서 대응하고 있다"며 "시일이 소요될 것 같지만, 예의주시하며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추진단은 제주에서는 접종 이상 반응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혈소판감소성혈전증(TTS) 검사를 할 수 없지만 이외의 정보를 바탕으로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도내 전문가 의견 청취 절차를 거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성배 역학조사관은 "모더나 백신 접종 후 혈소판감소성혈전증이 발생하는 것은 현재까지는 매우 드문 사례며, 진단 과정조차도 뚜렷하게 정립돼 있지 않다"며 "추후 모더나나 화이자 백신 접종 후 발생 가능한 부작용에 대해 충분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제주의 한 위탁의료기관에서 모더나 백신을 맞은 20대 여성 A씨는 닷새 만인 같은 달 31일 혈전증 증상을 보여 수술을 받은 뒤 치료를 받다가 지난 7일 숨졌다.

A씨가 숨지기 전 제주도 방역당국은 접종 이상 반응 여부를 확인하고자 지난 4∼6일 3차례에 걸쳐 질병청에 TTS 검사 의뢰를 했다.

질병청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요청에는 모더나 접종자라서 검체 접수가 불가하다고 답했고, 3번째 요청 때는 '혈액응고자문단 의견을 들어봤는데 검사가 필요없다고 했다'고 회신했다.

질병청이 내놓은 TTS 검사의뢰 기준은 ▲ 아데노벡터 백신(AZ·얀센) 접종 후 4∼28일 이내에 TTS 의심 증상 발생 ▲ 혈소판 수가 15만/㎕ 미만 ▲ 혈전 여부를 알아볼 수 있는 디-다이머(D-dimer) 검사 수치 상승 ▲ 영상검사 등으로 혈전이 확인된 경우 등이다.

A씨는 이 중 백신 종류를 제외한 나머지 기준에 모두 부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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