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 콜 진출…골목상권도 전문직도 '플랫폼 갈등'

카카오,SKT 대리운전 전화콜 영업 진출에 중소대리운전업체 강력 반발

변호사-의뢰인 연결 플랫폼 '로톡'에 변협 '징계'로 맞서

연합뉴스

연합뉴스'타다' 서비스 철수 이후 잠잠하던 대리운전 시장에 전운이 다시 감돌고 있다. 카카오와 SKT 등 거대 플랫폼 사업자들이 대리운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기존 대리운전 업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리운전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쪽은 카카오다. 카카오는 지난 2016년부터 '카카오T' 앱을 통해 대리운전 영업을 해왔지만 대리운전 시장의 대세는 여전히 '앱'보다는 '전화콜'이다. 연간 3조원에 이르는 전체 대리운전 시장에서 앱과 전화콜의 시장 비율은 3대7로 전화콜이 훨씬 크다. 그런데 이달 들어 카카오는 전화콜 시장까지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전화콜 대리운전업체 가운데 가장 크고 인지도 높은 '1577-1577'을 인수했다. 이어 전화콜 관제프로그램 업체인 '콜마너'도 인수했다. 결국 카카오는 앱을 통해서도 전화콜로 연결되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SKT도 전화콜 관제프로그램 업체인 '콜마트'와 제휴해 앱과 전화콜을 통합한 서비스를 출시했다.

전화콜 영업에 의존해온 기존 대리운전 업체들은 '골목 상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중소대리운전업체 모임인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는 지난 5일 기자회견을 갖고 "대기업 플랫폼의 진출로 대리운전 업체가 절반이나 사라졌는데, 이제는 남아 있는 전화콜 시장마저 빼앗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총연합회는 중소벤처기업부에 전화콜 대리운전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줄 것을 신청하기도 했다.

전문직종도 플랫폼 갈등을 겪고 있다. 변호사와 의뢰인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인 '로톡'과 대한변호사협회가 부딪치고 있다.

로톡 광고. 연합뉴스

로톡 광고. 연합뉴스로톡은 인터넷을 통해 의뢰인에게 적합한 변호사를 검색하고 연결해주는 법률서비스 플랫폼이다. 지난 2016년부터 운영돼 왔으며, 올해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예비 유니콘'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예비유니콘은 기업가치가 1천억원 이상 1조원 미만의 '예비 거대신생 기업'이다. 중기부는 "로톡에 회원으로 가입한 변호사가 4천명으로 업계 최고 점유율"이라며 "국내 대표적인 리걸테크기업(법률과 기술을 접목한 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한변호사협회는 로톡이 '대가를 받고 변호사를 알선해서는 안된다'는 변호사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로톡 가입 변호사들을 징계하겠다는 방침이다. 플랫폼에 종속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로톡이 변호사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로톡이 변호사법을 위반하지는 않았다'고 수차례 밝혔고 중기부 역시 예비 유니콘 선정 당시 '법률 위반 여부를 살펴 봤지만 없었다'고 설명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로톡이 (불법) 판결을 받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불법 소지가 있다는) 의견만 가지고는 로톡에게 조치를 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법 체계에서 예상하던 사업이 아닌 새 사업이 나오면 이런 문제는 계속해서 생길 것"이라며 "규제샌드박스 등을 통해 사업을 (시범적으로) 시행하면서 문제를 파악하고 필요하면 법을 개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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