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해서 유조선 나포됐다 풀려나…"무장 이란인이 배에 타"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호르무즈 해협으로 이어지는 오만해에서 무장 세력에게 나포됐던 파나마 국적 유조선이 하루 만에 풀려났습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AP 통신에 따르면 영국 해군 해사무역기구(UKMTO)는 이날 "납치 가능성이 제기됐던 유조선 사건은 이제 끝이 났다"고 발표했습니다.

나포된 것으로 알려진 선박은 파나마 깃발을 단 아스팔트 탱커 '아스팔트 프린세스'로 알려졌습니다.

UKMTO는 어느 무장세력에 의해 어떤 방식의 납치 시도가 있었는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로이터 통신도 이날 해양 보안 소식통을 인용해 납치됐던 선박이 풀려나 안전을 확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선박 정보분석업체 리피니티브(Refinitiv)가 제공하는 추적 서비스에 따르면 아스팔트 프린세스호는 현재 엔진을 사용해 운항 중이라고 로이터가 덧붙였습니다.

전날 나포 당시 아스팔트 프린세스호 선원이 UAE 해안경비대와 교신한 녹취도 공개됐습니다.

AP통신이 입수한 녹취에 따르면 사건 당시 선원은 "무장한 이란인 대여섯 명이 배에 탔으며, 우리는 지금 표류 중이고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없다"고 해안경비대에 상황을 전했습니다.

해안경비대가 무장 괴한이 배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자, 선원은 낮은 목소리로 "(말을) 알아들을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후 곧바로 교신이 끊겼습니다.

선박 위치정보 서비스인 마린 트래픽에 따르면 아스팔트 프린세스호는 나포 직후 오만해 북부 이란 항구인 자스크로 뱃머리를 돌렸다고 AP는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튿날 오전 아스팔트 프린세스호는 돌연 오만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이후 UKMTO가 나포 상황이 종료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중동을 담당하는 미 해군 5함대와 영국 국방부는 이 사건에 대해 의견을 내지 않았다고 AP는 덧붙였습니다.

3일 밤 UKMTO는 UAE 후자이라항에서 동쪽으로 약 60 해리 떨어진 해상에서 '선박 납치'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외신들은 UKMTO 관계자를 인용해 호르무즈 해협으로 이어지는 오만해에서 유조선이 8∼9명의 무장 세력에게 나포됐다면서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었습니다.

이란은 "이 사건은 이스라엘과 서방 국가들이 이란에 적대적인 국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시도"라며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오만해 유조선 피습이 일어난 지 5일 만에 발생했습니다.

지난달 29일 오만 인근 해상에서 이스라엘 해운사가 운용하는 유조선 머서 스트리트호가 드론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았습니다.

당시 공격으로 영국인 선장 1명과 루마니아인 보안요원 1명 등 2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박원경 기자(seagull@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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