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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전세난에 떠밀려 다니느니…서울사람 아파트 사러 타지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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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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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민이 타 지역 아파트를 사들인 건수가 한국부동산원의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금 규제를 피한 지방 투자와 더불어 서울 집값·전셋값 동반 상승에 경기도로 떠밀린 이주가 겹치면서 외지 매입이 폭증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정보 업체 경제만랩이 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을 살펴본 결과 올 상반기 서울 거주자가 타 지역 아파트를 매입한 거래량은 3만2420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만1890건을 뛰어넘어 2006년 통계를 수집한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취득세 중과를 피할 수 있는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아파트 매입 수요는 올해에도 이어졌다. 지난해 상반기 서울 거주자가 경남 지역에서 사들인 아파트는 412채였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711채로 전년 대비 72.6%나 상승했다. 경북에서는 같은 기간 387건에서 629건으로 62.5% 올랐다.

틈새 투자가 늘어나면서 공시가 1억원 미만 아파트 가격 역시 껑충 뛰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공시가가 1억원 미만인 시흥시 월곶동 풍림아이원1차 전용면적 33㎡는 올해 초 1억원대 초반에 거래됐으나 지난달 2억3500만원까지 오르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공시가 1억원 미만 아파트는 취득세 중과 조항을 적용받지 않아 다주택 여부와 관계없이 매수 시 취득세율 1~3%만 부담하면 된다. 현행 취득세법은 조정대상지역 기준 2주택자는 8%, 3주택 이상은 12%를 적용해 세 부담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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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전셋값이 함께 오르면서 수도권 외곽으로 밀려나는 수요도 포착됐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매입 건수가 가장 높게 오른 곳은 경기도 동두천시였다. 지난해 상반기 118건에서 올해 같은 기간 509건으로 무려 3배 넘게 뛰었다. 경기도 지역에서는 고양시(1858건)가 가장 매입 건수가 많았고, 남양주(1758건), 의정부(1332건), 용인(1260건), 부천(1224건), 수원(1215건)으로 이어졌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가격 거품 우려에도 전국 아파트 가격이 빠지지 않고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는 데다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저렴한 지역은 앞으로 더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심리로 타지 아파트 매입이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반면 김포시는 외지인 매입이 급격히 줄어든 모양새다. 올 상반기 736건을 기록했는데 이는 수도권 규제 풍선효과로 거래 활황을 이뤘던 지난해 하반기(2773건)와 견줄 때 73%나 급감한 수치다.

[이축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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