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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구글, 자체 칩 탑재한 픽셀6 공개…"칩 제작만 4년, 우리가 상상했던 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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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구글은 3일 올가을 선보일 픽셀6와 픽셀6프로에 자체 설계한 '텐서(Tensor)' 칩을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구글이 자체 제작한 시스템온칩 텐서. 구글 블로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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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검색엔진 기업인 구글이 10월 선보일 차기 스마트폰 픽셀6 시리즈에 자체 제작한 '프로세서 칩'을 탑재한다. 앞서 애플이 스마트폰부터 개인용 컴퓨터(PC)까지 자체 칩을 도입하고 15년을 함께한 인텔과 결별했는데, 구글 역시 더는 모바일 칩 공룡 '퀄컴'에 의지하지 않고 반도체 독립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구글 "우리가 상상하던 스마트폰 만든다"


구글은 3일 자사 블로그를 통해 올가을 선보일 픽셀6와 픽셀6프로에 자체 설계한 '텐서' 칩을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인공지능(AI) 기술은 우리 혁신 작업의 미래이지만 이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컴퓨팅 한계에 부딪혔고 이를 뛰어넘기 위해 수년 전부터 기술 플랫폼을 구축하기 시작해 드디어 목적지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구글이 자평한 이 기술 플랫폼이 바로 4년 걸려 만든 '텐서'다. 현재 구글 데이터 센터에 사용되는 AI 딥러닝용 반도체 TPU(Tensor Processing Unit)의 이름을 땄는데, 구글의 AI 기술 역량을 이번 모바일 텐서칩에 녹여냈다는 게 외신의 평가다. 텐서는 여러 기능을 가진 시스템을 하나의 칩에 구현한 시스템온칩(SoC)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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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올가을 선보일 픽셀6. 구글 블로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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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이날 "텐서를 사용하면 우리가 항상 상상했던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 것처럼 픽셀6 시리즈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픽셀6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진화된 AI 기능이다. 가령 사진을 흐릿하게 찍어도 AI가 이를 알아채고 사진을 선명하게 만들어 준다. 음성을 바로 문자로 바꿔 주는 기능도 주목을 받았는데, 구글은 "텐서가 할 수 있는 일 중 일부에 불과하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올가을 삼성·애플·구글 스마트폰 대전 열린다


픽셀6의 세부사양과 정확한 출시일은 미공개됐지만, 업계에선 출시일을 10월 초로 예상한다. 가격은 1,000달러(115만 원) 선으로 점치고 있다. 앞서 출시한 픽셀5가 700달러 수준의 중저가 제품이었다면, 픽셀6는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 전략 스마트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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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텐서 칩을 만드는 데 4년이 걸렸다고 밝혔다. 피차이 트위터 캡처


지난 2010년 대만 HTC와 함께 '넥서스 원' 스마트폰을 선보였지만 사실상 실패한 구글은 이번 픽셀6 출시로 다시 한번 존재감을 부각시키겠단 각오다. 경쟁 상대는 역시 삼성전자와 애플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11일 차기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를, 애플은 9월에 아이폰13을 차례로 출시한다. 하반기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달아오를 것으로 점쳐진 이유다. CNN은 이날 "구글이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함에 따라 삼성과 애플의 점유율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

구글, 퀄컴 버렸나?


한편 구글이 자사 스마트폰에 투입해온 퀄컴의 칩을 버리고 프로세서 칩을 자체 제작했다고 밝히면서 이날 퀄컴 주가는 소폭 하락했다. 미국 경제전문방송인 CNBC에선 이에 대해 "빅테크 기업이 외부 반도체 회사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자체 칩을 제조하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진단했다. 앞서 애플도 지난해 11월 기존 인텔 칩 대신 자체 제작한 'M1' 칩을 장착한 노트북 맥북에어와 맥북프로, 소형 데스크톱 맥미니 등의 신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다만, 칩에 대한 구글의 '홀로서기'까지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SoC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 AI 기능을 돕는 모바일 TPU는 구글이 설계했지만, 나머지 핵심 장치인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은 아직까지 자체 설계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도 이날 "차세대 픽셀폰에 여전히 퀄컴 프로세서를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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