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를 연 0.50%로 동결했던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내에서 금리 인상을 주장한 소수의견 외에도 대다수 금통위원들이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가까운 시일 내에 일부 조정할 필요가 있다”, “통화정책 완화기조의 조정을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번달 26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지 주목된다.
한국은행이 3일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7월 15일 개최)’을 보면 우선, 금융위원회 출신 고승범 위원은 ‘금융안정’을 강조하며 유일하게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위원은 “금융안정을 고려하면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최근 정부 대책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의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시장 등 자산시장으로의 자금흐름이 지속되고 있어 우려된다”며 “금융안정에 더 가중치를 둬 기준금리를 현 0.50%에서 0.75%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5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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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위원들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 위원은 “최근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향후 불확실성이 다소 높아졌으나 우리 경제의 전반적 회복세의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러나 이번 코로나 확산세가 향후 성장경로에 미치게 될 영향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장과 물가의 흐름이 지금과 같은 예측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지난 5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논의되었던 바와 같이 수개월 내 완화 정도의 조정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히고 “이는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안정적이며 지속적 성장기반을 다지는 데에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또다른 위원도 “국내경제의 견실한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도 계속 확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가까운 시일 내에 일부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면서 “다만 이번 회의에서는 최근 재확산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코로나19의 전개 상황과 영향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 점을 감안하여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0.50%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다른 위원도 “통화정책 완화기조의 조정을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면서 “취약계층에 대한 보다 직접적인 금융 및 재정 지원을 고려해 나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확장적 재정정책과 함께 완화적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동결 의견도 있었다. 해당 위원은 “경기회복이 안정적 확장세로 이어지는 데 적잖은 시간이 소요된다”며 “기준금리 인상에 논의는 백신 접종이 충분히 이루어진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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