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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평양냉면: 처음이라 그래 며칠 뒤에 괜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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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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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슬빈 기자 = 출판사 세미콜론에서 론칭한 음식에 관한 에세이 '띵 시리즈'의 열 번째 책으로, 평양냉면을 주제로 배순탁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가 저자로 나섰다.

이전 '띵 시리즈'는 조식, 해장 음식, 그리너리 푸드, 프랑스식 자취 요리, 치즈, 고등어, 엄마 박완서의 부엌, 훠궈, 라면 등을 주제로 다뤘다.

현재 평양냉면은 그야말로 열풍이지만 저자가 평양냉면에 입문한 것은 한참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평양냉면의 선구자 격으로 그는 여러 냉면집을 개척하고 또 함께 일구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평양냉면에 대한 '식당 유랑기' 혹은 '맛집 평가서'는 아니다. 저자의 표현대로 '평양냉면을 경유한 유쾌한 농담'으로 보는 편이 조금 더 가깝다.

브라운 아이즈의 '벌써 일 년'이라는 노래 첫 소절에서 따온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저자는 처음부터 평양냉면에 애정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책에서 그는 제일 처음 평양냉면집에 자신을 데려간 선배를 하마터면 때릴 뻔(?)했다고 기술하고 있다. 혹자는 '행주 빤 물' 같았다고 표현할 만큼 처참하다.

그런데 어째서 모두가 세 번만 먹고 나면, 그 맛에 중독되어 여름이고 겨울이고 계속 생각나 마니아에 이르게 하는 것일까. 이것이 평양냉면이 가진 '누적의 힘'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참으로 명쾌한 정리다.

저자는 평양냉면이 여타 다른 냉면에 비해 월등하다고 여기거나 하나의 평양냉면집만 '진짜'라고 강요하는 일부 냉면 애호가들을 보면서 몇 년 전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로 대한민국을 강타한 '퀸' 열풍과 연결지어 논하기도 한다.

주구장창 퀸만 고집하는 청취자에게 세상에 많고 많은 다른 노래들도 함께 들으며 음악 취향을 넓혀가기를 바라는 마음은, 평양냉면 하나만을 정파로 여기고 나머지를 사파로 여기는 순수주의자들에 다른 냉면들도 두루두루 즐기기를 권하는 마음과 다르지 않다.

◇ 평양냉면: 처음이라 그래 며칠 뒤에 괜찮아져 / 배순탁 지음 / 세미콜론 펴냄 / 1만1200원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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