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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가석방 보단 사면"…재계 요구 속 文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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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경제 회복 위해 기업에 힘 실어주는 선택해야…삼성 투자 속도 높일 듯"

아이뉴스24

8·15 광복절이 다가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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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 혹은 가석방 여부를 두고 청와대와 정부가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을 앞두고 어떤 결단을 내릴 지 주목된다. 재계에선 가석방보다 경영 활동에 제약이 덜한 사면을 더 바라는 눈치지만, 정부나 여당에선 정치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석방으로 무게를 두는 분위기여서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태다.

2일 재계 및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달 26일을 기준으로 전체 형기의 60%를 채워 오는 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진행되는 가석방심사위원회의 심의 대상자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적격 대상자로 결정되면 광복절 이틀 전인 오는 13일 오전 석방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된 후 서울구치소에서 7개월째 복역 중이다. 가석방은 일선 구치소·교도소가 예비심사를 통해 추린 명단을 법무부에 올리면 가석방심사위원회가 최종 심사를 진행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심사위가 표결을 통해 가석방을 결정한 후 법무부 장관 허가를 거치면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다.

재계에선 심사 결과를 두고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면서도 가석방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미 종교계와 경제계, 정치권 일부에서도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은 상황인 만큼 부담감도 덜하다는 평가다. 또 국민 3명 중 2명꼴로 이 부회장의 사면이나 가석방을 찬성하는 분위기도 형성된 상황이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최근 전국 18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부회장의 광복절 가석방에 대해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해야 한다'는 응답이 66.6%로 집계됐다. '특혜 소지가 있으니 하면 안 된다'는 28.2%, '잘 모르겠다'는 유보적 응답은 5.2%였다. 이번 조사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4%포인트다.

지지 정당별로는 국민의힘 지지자 93.6%가 가석방에 찬성했고 반대는 3.7%였다. 무당층은 79.6%가 찬성했고 반대는 17.1%였다. 민주당 지지자는 가석방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51.8%로 찬성 40.5%보다 많았다.

이념 성향별에 따라서도 찬반이 갈렸다. 보수층의 90.2%는 '가석방 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한 반면, 진보층에서는 '가석방 찬성'이 39.3%, '가석방 반대'가 54.3%로 전체 평균 대비 반대가 높았다. 중도층에서는 '가석방 찬성' 70.1% vs '가석방 반대' 26.1%로 찬성이 반대보다 높았다.

하지만 가석방의 경우 형이 집행 중인 상태에서 수감만 풀려 나는 것이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경영 활동을 할 수 없다는 제약이 있다. 반면 사면의 경우 대통령의 고유권한으로 형 집행 자체를 면제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곧바로 모든 경영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

이에 재계에선 이 부회장을 두고 가석방 보단 사면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손경식 경총 회장은 지난 6월 14일 경총 회장단 회의에서 "지난 4월 이후 경제부총리를 시작으로 청와대와 국무총리에게 이 부회장의 사면을 건의했다"며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시기에 이 부회장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하루빨리 만들어 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정치권에서도 문 대통령의 임기가 채 9개월도 남지 않은 만큼 이번에 사면권을 행사하지 않겠느냐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며 "경제 회복은 물론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제 도약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고 있는 문 대통령이 이 부회장의 사면을 통해 기업에 힘을 실어주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듯 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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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총수 부재 여파로 올 초부터 투자 계획에 상당한 차질을 빚었다. [사진=아이뉴스24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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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이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 혹은 사면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형성되면서 삼성전자가 이달부터 대규모 투자에 나설 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만 111조1천22억원에 달하지만, 현재 이 부회장의 부재 여파로 반도체, 인수합병(M&A) 등과 관련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수감 생활에서 벗어나게 되면 삼성의 투자나 M&A 행보도 한층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가장 기대감이 큰 곳은 반도체 사업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17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미국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세우겠다는 구상을 밝혔지만, 아직까지 후보지를 낙점하지 못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곳은 텍사스주 오스틴과 테일러, 뉴욕, 애리조나 등으로, 업계에선 이 부회장이 석방된 후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파운드리 업계 1위이자 경쟁사인 대만 TSMC는 향후 3년간 1천억 달러(약 114조원)를 투자해 미국 내 공장 6곳을 건설하는 등 대대적 투자 계획을 내놓은 상태로, 최근엔 일본과 유럽 내 공장 설립 검토에도 나섰다. 또 지난 3월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미국 인텔 역시 200억 달러를 투자해 애리조나주에 파운드리 공장 2곳을 짓는 한편, 300억 달러를 들여 세계 4위 파운드리 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GF) 인수에 도전한다. 여기에 유럽에서도 파운드리 부지를 선정하기 위해 펫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프랑스, 독일 정상들과 최근 만남을 갖기도 했다.

이와 달리 리더십 공백 상태인 삼성전자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가 투자 결정에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은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을 통해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김 부회장은 지난 6월 초 청와대 간담회에서 "반도체 산업은 대형투자에 대한 결정이 필요하다"며 "총수가 있어야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진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 부회장이 풀려나면 배터리 사업과 바이오 사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선 삼성SDI의 미국 현지 신규 배터리 생산라인 구축을 비롯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코로나19 백신 위탁 생산 등과 같은 투자 경영 판단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지난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80억 달러(약 9조3천억원)에 인수한 후 소식이 잠잠한 대규모 M&A도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활발한 투자 및 경영 활동을 벌이기 위해선 이 부회장이 가석방되는 것보다 경영활동에 제약이 없는 특별사면이 더 필요하다"며 "가석방이 이뤄진다면 이 부회장의 운신의 폭이 줄어들면서 해외 출장 등을 통한 현장 경영 뿐만 아니라 대형 투자나 인수합병(M&A) 결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반도체 업종은 대규모 투자가 중요한데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총수가 부재 중인 삼성전자로선 경쟁사들을 대응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가 기업 활동에 제약이 많은 가석방으로 결정을 내린다면 글로벌 활동을 이어가야 하는 이 부회장의 입장에선 큰 의미 없는 조치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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