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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9곳이 뛰어들었다, 쌍용차 인수전 뜨거워진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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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마감된 쌍용차 인수의향서 접수에 SM그룹을 포함한 국내외 9개 기업이 참가하면서 쌍용차 인수전이 예상외로 뜨거워질 전망이다. 뜻밖의 흥행을 두고 자동차 업계에선 “쌍용차 공장의 부동산 가치와 전기차 전환 계획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쌍용차는 평택시 협조를 받아 현 공장 부지(85만㎡)를 팔고 3~5년 뒤 교외에 새 공장을 지어 옮긴다는 계획을 지난달 9일 발표했다. 공장 부지 가치는 최근 9000억원대로 책정됐는데, 이 부지가 주거·사업 용지로 바뀌면 최소 1조5000억원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쌍용차가 새 부지를 사들이고 친환경차 공장을 새로 짓는 데 쓸 비용은 1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로선 공장 이전으로 5000억원의 차익이 생기는 것인데, 이를 신차 개발에 투자하면 쌍용차가 반등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계산이 가능해지면서 쌍용차의 전기차 전환 계획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쌍용차는 최근 첫 전기차 ‘코란도 e모션’의 개발을 완료해 10월부터 해외 수출을 시작할 계획이고, 중형 SUV(코드명 J100)와 준중형 SUV(KR10) 등의 신차를 개발 중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친환경차 출시 계획이 나오면서 전기차 업체인 인디EV· 이엘비앤티 등도 관심을 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쌍용차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이번 주 중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투자자 9곳 중 예비실사 적격자를 추려 법원에 보고하고, 오는 8월 말까지 서류 검토를 통한 예비 실사를 진행한다. 다음 달 초 인수제안서를 받아 인수 가격과 미래 계획을 바탕으로 1~2곳의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한 뒤, 정밀 실사와 가격 협상 등을 통해 최종 매각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자금력이 있는 SM그룹을 제외하면, 카디널 원 모터스·에디슨모터스 등은 재무적 투자자(FI)를 끌어들여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에 나설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인수전은 자금 조달력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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