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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홍콩 공안몰이 확대…교육당국, 최대 교사노조와 ‘관계 단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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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단체 변질, 교원단체로 인정 안한다”

<인민일보>·<신화통신> 등 맹비난 직후

홍콩 독립성향 단체, 범민주파 이어 시민사회까지

“제3차 공안몰이, 법조계·언론계가 다음 차례”


한겨레

홍콩 경찰이 지난 30일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은 홍콩 청년 통잉킷에 대한 재판이 열린 법원에서 통잉킷 지지자들에게 나가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홍콩/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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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교육당국이 최대 교원노조와 공식적인 관계를 단절하고, 교원단체 지위를 박탈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6월 말 홍콩판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발효 이후 홍콩 독립성향 단체와 범민주파 정치 단체를 대상으로 진행된 ‘공안몰이’가 교육계 등 시민사회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홍콩방송>(RTHK)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홍콩 교육국은 조합원이 9만5천여명에 이르는 최대 규모 교원노조이자 범민주파 성향인 ‘홍콩직업교사노조’(홍콩교육전업인원협회·PTU)와 그간 맺어온 모든 공식 관계를 끊기로 했다. 또 향후 교사노조 쪽을 교원단체로 인정하지 않고, 교육단체 및 관련 기관에서 교사노조 쪽 인사를 배제할 방침이다.

교육국 쪽은 성명을 내어 “교사노조가 지난 몇 년간 보여온 태도는 여느 정치단체와 다를 바 없다”며 “(해마다 6월4일 천안문 민주화 운동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 집회를 여는) 애국민주운동 지지 홍콩시민연합(지련회)는 물론 2019년 송환법 반대 시위를 주도했던 민간인권전선에도 가담했으며, 교사 파업 등을 통해 학교를 정치활동의 무대로 변질시켰다”고 맹비난했다.

교육국의 이같은 방침은 중국 관영매체가 교사노조 쪽은 ‘악성종양’이라고 맹비난한 직후 나왔다. 앞서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와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달 31일 논평을 내어 “교사노조는 교육계에서 반중국· 반홍콩 활동을 지속해왔으며, 노동조합의 목적에서 벗어나 정치 조직화 하는 한편 교정을 정치판으로 만들고 학생들의 폭동을 사주했다고 비난했다.

앞서 교사노조 쪽은 지난 29일 “악화하는 정치상황”을 이유로 그간 참여해 온 지련회에서 공식 탈퇴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교사노조 쪽은 “탈퇴 이후에도 천안문 민주화 운동이 재평가돼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앞으로도 상황에 따라 지련회 쪽과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신화통신> 등은 “책임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고 주장했다.

이반 초이 홍콩중문대 교수는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교육국의 이번 조치는 홍콩보안법 발효 이후 반대여론을 침묵시키기 위한 제3차 공안몰이의 일환”이라고 짚었다. 홍콩 공안당국은 지난해 6월30일 법 발효 직후 홍콩 독립 성향 단체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이어 올 초엔 범민주파 정치인을 대거 투옥하는 등 사실상 정치권에서 제거한 바 있다. 초이 교수는 ”이제 공안몰이가 시민사회까지 확대됐으며, 교사노조 뿐 아니라 변호사 단체와 언론인 단체까지 ‘비애국적 세력’이란 꼬리표를 붙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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