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 /문호남 기자 munon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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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노후 자동차에서 부품 합선으로 불이 나 옆 차량에 옮겨붙었다면, 부품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차주와 그 보험사 측에 배상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일 대법원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A씨가 B씨와 B씨의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2018년 3월 경기 화성시의 한 공터에 차량을 주차했지만, 옆에 주차된 B씨의 차량에서 화재가 나 불이 옮겨붙는 피해를 입게 됐다. 당시 B씨의 차량은 2001년 생산돼 2013년 이미 기준 누적 주행거리 100만㎞를 넘은 노후 차량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B씨 차량 내 부품의 절연이 파괴돼 합선이 생긴 것"이라고 화재 원인을 분석했다. 이에 A씨는 B씨가 차량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화재가 발생했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국과수 감정 등을 종합하면 노후차 화재의 원인은 B씨 측의 관리가 부실했기 때문이란 이유였다. 그러면서 B씨와 보험사가 차량 수리비 1억6000여만원을 A씨에게 함께 보상하라고 판결했다.
반면 2심은 A씨 패소 판결했다. 문제가 된 절연 부품이 B씨가 관리해야 하는 소모품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또 B씨가 안전기준을 위반해 차량의 구조 및 장치를 개조한 흔적, 차량이 오래돼 안전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볼 만한 자료 등이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법원은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공작물의 위험이 현실화해 손해가 발생하면, 이를 관리·소유하는 사람에게 배상책임을 부담하도록 하는 게 공평하다"며 "공작물의 위험성이 클수록 그에 비례해 사회통념상 요구되는 방호조치의 정도도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심은 공작물의 설치·보존상 하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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