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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첨단 무기 총동원… 中, 러시아군 초청 8월 1만명 연합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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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7월 20일 러시아 탱크부대가 두샨베 군사기지에서 아프가니스탄 국경 근처에 위치한 하브메이돈 훈련기지로 이동하고있다./TASS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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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가 다음 달 중국 닝샤후이주(寧夏回族)자치구 칭퉁샤(靑銅峽) 전술훈련기지에서 첨단 무기를 동원한 대규모 연합훈련을 실시한다. 양국에서 1만여 명이 참가하는 이번 훈련은 중국 영토에서 열리는 연합 훈련으로는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쿼드(Quad, 미·일·인도·호주의 협의체)를 앞세워 영향력 확대에 나서자 중·러 양국의 군사 밀착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국방부에 따르면 8월 초·중순 열리는 이번 ‘서부연합-2021’ 훈련에는 중국 서부전구, 러시아 동부군 소속 군인 1만여 명이 참가한다. 양국 국방장관도 참관한다. 중국 국방부는 “군용기, 장갑차, 대포 등 무기를 동원하고 양국 군대를 혼합 편성해 연합 정찰, 전자정보공격, 연합 공격·소탕 능력을 점검·제고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 환구시보는 “훈련 내용으로 볼 때 연례 전략훈련”이라며 “중국 군대가 연례 전략훈련에 외국 군대를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환구시보는 또 “칭퉁샤 훈련기지를 러시아군에 공개한 것도 처음”이라며 “중국과 러시아 양군의 신뢰가 전례없이 높다는 의미”라고 했다. 칭퉁샤 훈련기지는 중국군이 탱크, 다연장로켓포 등을 동원한 대규모 화력(火力) 훈련을 하는 곳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2014년 이후 랴오닝, 네이멍구, 동중국해 등에서 여러 차례 육·해상 연합훈련을 해왔지만 대테러 훈련 위주였고 참가 규모, 훈련 내용 면 등에서 이번 훈련에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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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합훈련은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면서 높아진 테러리즘 위협에 양국이 군사적으로 공동 대응하겠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군에서 아프간 국경을 담당하는 서부전구가 훈련에 투입된다. 동시에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양국이 처음으로 함께 실시하는 대규모 육상 훈련이라는 점에서 미국을 향한 군사력 과시의 의미도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은 최근 강화되는 추세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2월 이란과 공동으로 인도양에서 연합 훈련을 실시했다. 중국군은 지난 4월 러시아군이 개최한 ‘사얀마치’에도 처음 참가했다. 사얀마치는 매년 시베리아 사얀산맥에서 열리는 군인 경기 대회로 실제 전장을 방불케 하는 조건의 설원을 행군하는 대회다.

러시아는 중국과 경제·에너지 협력을 강화하면서도 중국의 군사력 확대에는 경계심을 보여왔다. 하지만 2014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점령하고 서방의 제재를 받으면서 중국과의 군사 협력이 진전됐다. 그해 5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양국은 동중국해에서 ‘해상연합 2014’ 훈련을 실시했다. 군함 14척, 잠수함 2척 등이 동원됐으며 양국 해군이 혼합 편성을 해 훈련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양국은 지난해 12월 상대방이 탄도미사일을 쏠 경우 서로 통보해주는 내용의 합의를 2030년까지 10년 연장하고, 지난 7월에는 중·러 상호우호조약도 2041년까지 20년 연장했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연대 움직임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과거 냉전시대 소련을 중심으로 한 공산주의 진영과 대립했을 때는 미국과 소련의 경제력 격차가 커서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경제력이 미국을 추격할 정도로 성장한 중국을 위시해서 적대적 진영이 공고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리처드 웨이츠 연구원은 지난 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 공동 연대에 대해 유럽, 아시아 등 미국 파트너들과 정기적으로 협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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