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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지도에서 대만 빼”, 美 의회 ‘중국 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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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하원 "중국 영토에 대만 표기된 지도 사용 금지"
"대만은 공산주의 아냐, 하나의 중국 원칙은 거짓"
美 상원 "WHA 대만 옵서버 지위 회복" 법안 통과
中 "주권 수호 인민의 결심과 의지 과소평가 말라"
한국일보

미국 중앙정보국(CIA) 팩트북에 실린 중국 지도. 남부 하이난섬(빨간색)과 대만(파란색)이 중국 본토와 같은 색으로 표기돼 있다. 하이난과 마찬가지로 대만도 중국 영토라는 중국의 주장이 반영돼 있다. 미 하원이 28일 정부기관의 이런 행태에 제동을 거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CIA Factbook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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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 중국은 공산주의 중국, 대만은 대만이다.”


28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세출위원회. 톰 티파니(위스콘신) 공화당 의원이 열변을 토했다. 2022년 국무부의 해외활동 지원예산을 표결하는 자리였다. 그가 동료 의원 4명과 함께 제출한 결의안 4373호는 이날 예산안과 함께 하원을 통과했다.

결의안은 “대만을 중국 영토로 표기한 지도를 구매, 제작 또는 전시하기 위한 공적 자금 사용을 금지한다”고 적시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각국 정보를 소개하는 ‘팩트북’을 보면 대만은 중국 본토, 남부 하이난섬과 같은 색으로 나타나 있다. 중국 영토의 일부로 본다는 의미다. 결의안 4373호는 이처럼 중국 주장을 담고 있는 지도를 미 정부부처나 산하기관에서 사용할 경우 관련 예산지원을 끊겠다는 경고의 메시지다.
한국일보

지난 6월 미국 상원의원단이 대형 전략수송기 C-17을 타고 대만에 도착해 우자오셰 외교부장과 함께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 위배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타이베이=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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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결의안이라 법적 구속력은 없다. 하지만 이날 하원은 내년 국무부 해외활동 예산을 처리하면서 “대외 원조를 통해 민주주의를 촉진하고, 미국의 동맹과 파트너를 지지하고, 특히 중국의 날로 커지는 영향력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산규모도 622억4,000만 달러(약 71조3,768억 원)로 올해보다 12% 늘렸다. 로사 드라우로 하원 세출위원장은 “’미국이 돌아왔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약속을 실행에 옮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을 더 강력하게 압박하겠다는 의미다.

미 뉴스위크는 “자신의 지도자를 선출하고, 군대를 양성하고, 독자적 외교정책을 펼치는 대만은 공산주의 중국의 일부가 된 적이 없다”며 “이번 조치는 지극히 상식적”이라는 티파니 의원의 발언을 전했다. 그는 또 “미국이 1970년대부터 견지해온 ‘하나의 중국’ 원칙은 거짓”이라면서 “결의만으로 거짓을 끝낼 수는 없지만 최소한 거짓말을 영구화하는 행태를 멈추도록 요구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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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오른쪽) 중국 외교부장이 26일 톈진을 찾은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접견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톈진=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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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6일 톈진을 찾아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난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과 이틀 만에 미 의회가 뒤집자 중국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신랑망은 30일 “자금 지원을 빌미로 정확한 중국 지도 사용을 막으려는 정치적 꼼수”라며 “주권과 영토를 보전하려는 중국 인민의 굳은 결심과 의지,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독일 도이치벨레는 “구체적 행동으로 우호적 입장을 보여준 미 의회 및 정부와 양자 관계를 지속적으로 심화시킬 것”이라는 대만 외교부의 반응을 전했다.
한국일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톈안먼 망루에 올라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 연설 말미에 주먹을 치켜들고 만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시 주석은 대만을 향해 독립 계략을 단호히 분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신화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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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원도 같은 날 대만을 고리로 ‘중국 때리기’에 가세했다. 상원 외교위원회는 대만이 WHA(세계보건총회)에서 옵서버 지위를 회복하는 전략을 강구하도록 국무부에 지시하는 내용이 담긴 법안을 통과시켰다. WHA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의사결정기구로 매년 5월 열린다. 대만은 2009~2016년 WHA에 옵서버로 참석했지만 이후 차이잉원 정부 들어 중국과 관계가 틀어지면서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미국과 서구는 대만의 WHA 참석을 강하게 촉구했지만 중국의 반대를 넘지 못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이 WHO 연차총회(11월 29일~12월 1일)를 앞두고 다시 중국을 향해 정치적 카드를 꺼냈다”고 비판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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