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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열에 취약한 임신부·소아…온열질환 어떻게 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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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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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는 호르몬변화와 체중 증가 등으로 체온이 높아 여름이 더욱 고되다. 특히 임신부의 고열은 유산, 기형아, 야수감소 등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어 담당의와 상담 후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연일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일사병이나 열사병 같은 온열질환의 발생위험이 커졌다. 특히 임신부와 소아는 그 특성상 열에 더 취약해 온열질환 발생위험이 높다. 이들이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알아둬야 할 사항들을 짚어봤다.

■온열질환은 왜 발생할까

우리 몸은 바깥 온도에 영향을 크게 받아서 추우면 피부온도가 내려가고 더우면 올라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뇌의 시상하부가 상황에 맞춰 체온을 일정하게 조절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불편함이 사라진다. 즉 피부 온도가 올라가면 땀을 통해 열을 발산, 몸을 식혀 체온을 일정하게 맞춰주는 것이다.

하지만 뇌 시상하부의 관리허용치를 넘어설 만큼 체온이 오르면 이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서 열이 체내에 그대로 축적, 몸에 다양한 이상증상이 나타난다. 이것이 바로 온열질환이다.

■임신부 고열, 유산 및 태아기형 위험↑

특히 임신부는 호르몬변화와 체중증가로 평소에도 체온이 높은 상태다. 더욱이 요즘처럼 폭염이 지속되면 고열이 발생하기 쉽고 온열질환에도 취약해진다. 고열은 임신시기별로 산모는 물론, 태아에게도 영향을 미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임신 1삼분기(임신 13주까지)는 태아의 대부분 장기가 완성되는 시기로 태아 기형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요인을 조심해야 한다. 고열도 그중 하나. 여러 연구결과에서 39도 이상의 고열에서 태아의 유산위험성이 증가하고 특히 신경관결손 등의 기형이 약 2배 정도 증가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최근에는 임신 2삼분기(14~28주)와 3삼분기(29~42주)에 탈수가 발생하면 양수가 감소한다는 연구도 보고됐다. 양수가 감소하면 기형, 태아 성장 지연 등 다양한 임신 합병증이 유발될 수 있다.

■옷은 편안하게, 낮엔 햇볕 피해 실내서 스트레칭

이러한 문제들을 예방하려면 임신기간에는 몸을 늘 시원하게 유지해야 한다. 통풍이 잘 되도록 면 소재의 옷이나 복부, 가슴을 압박하지 않는 임부복, 임산부용 속옷을 입는 것이 좋다. 충분한 수분섭취도 필수다. 단 커피, 차 등 카페인음료나 당 성분이 많은 주스보다는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수분을 배출하는 염분이 높은 음식도 줄여야 한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산부인과 양승우 교수는 “여름에는 실내외 온도차가 크기 때문에 24~26도로 실내온도를 유지하고 한낮에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며 “임신기간 적절한 운동은 도움이 되지만 여름에는 햇빛을 피할 수 있는 시간에 실외 산책 등을 하고 실내에서 스트레칭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고열을 유발하는 독감 및 감염병에 대한 예방접종 역시 필요하다”며 “특히 기형아 발생위험이 높은 임신 초기에 고열이 발생한다면 담당의와 상담 후 적절하게 체온을 낮춰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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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열질환은 소아와 성인 모두 조심해야 하지만 소아는 열이 많은 데다 배출도 어려워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소아, 성인보다 증상 심해…빠른 대처 중요

아이들은 신진대사율이 높아 열이 많은 반면 땀 생성능력은 낮아 열 배출이 어렵다. 따라서 여름철 장시간 야외활동 시 고열이 발생하기 쉽다. 이 상태를 방치하면 온열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는데 소아는 성인보다 증상이 심해 빠른 대처가 중요하다.

열 탈진은 중심체온이 37도 이상 40도 이하로 증가하면서 힘이 없고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며 땀을 많이 흘리고 창백함, 근육경련, 의식의 경한 혼미, 중등도 탈수 등이 나타난다. 일부에서는 열사병으로 진행할 수 있어 열 탈진을 빠르게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열 탈진은 빨리 대처하면 대부분 금방 회복된다. 즉시 활동을 중단하고 시원한 환경(자연 그늘, 냉방차량, 에어컨 설치건물)으로 이동한 뒤 두꺼운 옷은 벗기고 스포츠음료 등 전해질을 함유한 찬 음료를 마시게 한다.

열사병은 열탈진보다 더 위험한 상태다. 장시간 뜨거운 환경에 노출되는 경우 몸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것으로 중심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상승한다. 이렇게 되면 호흡이 빨라지고 이산화탄소가 과다배출되면서 호흡곤란, 어지럼증, 손발이 저리고 마비되는 느낌, 구토와 설사, 실신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의학과 김명천 교수는 “열사병환자가 발생하면 우선 환자를 그늘로 옮기고 119에 신고 후 구급차가 오기 전까지 응급조치를 해야 한다”며 “물에 적신 얇은 천을 환자 몸에 덮어주고 시원한 물을 마시게 해야 하는데 만일 의식이 없다면 기도로 넘어갈 수 있어 물을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집에서도 수시로 체온·수분관리해야

특히 소아는 증상 표현이 서투른 만큼 부모의 세심한 관리가 필수다.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20~30분마다 충분히 물을 마시게 하고 옷은 땀 흡수가 잘되는 가볍고 밝은색으로 입는 것이 좋다.

김명천 교수는 “요즘은 코로나로 실내에서 운동하는 경우도 많은데 시원한 실내운동이라도 땀을 배출하지 못하면 중심체온상승으로 열사병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 사실을 명심하고 집에서도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정성훈 교수는 “아이들은 자신의 몸상태를 정확히 인지하기 어려울뿐더러 한계를 인식하지 못하고 뛰어노는 경우가 많아 부모의 세심한 주의가 더욱 요구된다”며 “증상이 가볍다고 무시하면 열탈진, 열사병 등 중증 온열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는 만큼 아이 체온을 수시로 체크하고 물을 자주 마시게 할 것”을 당부했다.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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