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외벽에 그려진 대권 주자 윤석열 예비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30일 오전 한 건물 관계자가 벽화의 글자를 흰색 페인트로 칠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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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의 한 중고서점 외벽에 그려진 '쥴리 벽화'가 논란이 되고 있다. 벽화를 설치한 건물주는 특정인을 대상으로 그린 것이 아니며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 영역이라고 항변한다. 하지만 여러 맥락상 벽화의 내용은 야권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를 비방하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그럼에도 건물주는 교묘한 말로 사실을 가리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윤 전 총장 측과 야권은 물론 여권에서도 인격 모독, 저열한 비방, 명예 훼손 등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여권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금도를 넘은 표현"이라며 철거를 촉구했다. 민주당 소속 김상희 국회부의장도 "누구를 지지하냐 아니냐를 떠나 이는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명백한 인권침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선관위원장인 이상민 의원은 "남의 사생활이나 은밀한 부분을 엿보고 싶은 관음증"이라고 했다.
건물주는 야권 대선 주자인 윤 전 총장을 공격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행위는 역효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윤 전 총장을 철저하게 검증하는 것이 중요한데 벽화가 이슈를 엉뚱한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지사가 "결혼 전 사생활 조롱보다는 코바나콘텐츠 후원금 모금 의혹, 도이치 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 정말 중요한 '윤석열 검사'의 아내 김건희 씨에 대한 검증의 칼날을 날카롭게 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론의 비난이 거세지자 건물주는 일부 문구를 삭제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벽화의 내용이 특정인의 겨냥한 것이고 심각한 명예 훼손인 만큼 철거하는 것이 옳다. 의도했던 것과 정반대 효과를 내면서 윤리적이지도 않은 행위를 지속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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