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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구멍난 가슴' 2㎝ 청개구리…호주 수의사 '초미세' 수술로 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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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소가윤 기자]
머니투데이

호주에서 몸길이가 2㎝도 안되는 청개구리 한 마리가 가슴에 구멍이 난 채 발견됐지만 수술을 받고 무사히 회복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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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몸길이가 2㎝도 안되는 청개구리가 가슴에 구멍이 뚫리는는 부상을 입었지만 수술을 받고 무사히 회복했다.

최근 미국 ABC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달 초 브리즈번 인근 와콜 지역에서 가슴 부위에 조그만 구멍이 난 채 발견된 청개구리 한 마리가 현지 야생동물 전문 수의사 메건 배로 박사 덕에 목숨을 건졌다.

몸무게가 0.5g도 안 되는 이 청개구리는 호주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 퀸즐랜드지부 소속 시설의 간호사에게 발견됐다. 코알라에게 먹일 유칼립투스 나뭇잎을 따던 간호사는 개구리 몸의 응어리 같은 것을 발견하고, 배로 박사에게 데려갔다.

다친 개구리를 살피던 배로 박사는 가슴 부위에서 지름 몇 ㎜ 수준의 구멍을 확인했다. 개구리의 몸집을 고려하면 상처의 크기는 꽤 컸다. 간호사가 응어리라고 생각했던 것은 구멍으로 흘러나온 개구리의 장기였다.

배로 박사는 야생동물을 다룬 경험이 많았지만 이 개구리는 그동안 수술했던 동물 중 가장 몸집이 작고 피부마저 민감했다.

그는 고심 끝에 우선 마취를 통해 개구리가 충분히 진정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했다. 작은 청개구리가 감각을 느끼지 않고 잠드는 데 필요한 마취제의 양은 극소량이면 충분해 농도를 1000분의 1로 희석했다.

또 수술 과정에서 바늘과 봉합 재료도 매우 작은 것을 사용했다. 배로 박사는 봉합할 때 손떨림을 억제하는 것이 상당히 까다로웠다고 밝혔다.

그는 "개구리는 피부로 호흡하기 때문에 피부가 얇고 민감한 편인데, 이 개구리는 보통보다도 더 얇은 피부를 갖고 있어 수술이 정말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배로 박사는 녹는 타입의 봉합사 1개를 사용해 가슴에 난 구멍을 봉합해 무사히 수술을 마쳤다. 청개구리는 수술이나 부상으로 몸이 갈색으로 변할 수 있는데 이 청개구리는 수술 다음날 빠르게 체색이 청록색으로 돌아왔으며 뛰어다닐 정도로 건강해졌다.

이후 청개구리는 먹이를 받아먹고 진통제와 항생제를 맞으면서 순조롭게 회복해 일주일 만에 다시 야생으로 돌아갔다.

소가윤 기자 skyblue03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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