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35%만 접종…55~70% 도달 선진국과 큰 차이
"초기 K방역 도취된 결과 비참"…접종 지연 상황 비판
정부가 일시 중단됐던 55~59세 백신 접종 예약을 14일 오후 8시부터 재개했지만 대기시간이 144시간에 이르는 등 신청자가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후 8시40분 현재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에 접속하자 8673분(144시간)을 대기해야 한다는 안내가 나왔다. 대기자 숫자가 줄어들다가 곧 사이트는 먹통이 됐다. 지난 12일 사전 예약한 55~59세(1962년~1966년 출생) 185만명 외에 아직 예약하지 못한 167만4000여명은 이날 오후 8시부터 24일 오후 6시까지 예약할 수 있다. 2021.7.1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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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고객님 앞에 401032명의 대기자가 있습니다. 예상대기시간: 111시간 23분 52초."
한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모범국가였던 한국의 백신 접종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정부가 조기에 백신 확보를 강력하게 추진하지 않아 접종이 늦어졌고, 공급 지연이 발생하면서 재고가 바닥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28일(현지시간) NYT는 '한국에서 백신 예약을 원하십니까? 111시간을 기다려보세요' 제하 기사에서 "한국에서는 백신 예약을 '시지프스의 투쟁'이나 'BTS 콘서트 티켓 구하기'에 비유하기도 한다"면서 국내 백신 접종 지연 상황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전일 기준 한국의 5200만 인구 중 백신을 1번이라도 맞은 비중은 전체의 34.9%에 불과하며, 이는 주요 20개국(G20) 중 가장 낮은 수치로, 다른 선진국(55~70%)과 비교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50대 접종이 시작됐지만 최대 1000만 명이 동시 접속해 시스템 충돌이 일어난 사례를 들고,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이 대국민 사과를 한 내용도 소개했다.
아울러 델타 변이가 확산 중인데도 정부가 이달 1일부터 방역 완화를 준비한 점을 들어, "당국이 방심했었다"고 꼬집었다.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모니터링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모더나 백신을 접종받는 만 55~59세 연령층을 대상으로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사전 예약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예약을 시작한 직후 접속자들이 몰리면서 홈페이지 접속 장애가 발생, 예약을 하지 못한 55~59세(1962~1966년생)은 전날 오후 8시부터 24일까지 예약을 실시한다. 또한 55~59세 백신 접종은 오는 26일부터 8월7일까지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이 기간을 연장해 26일부터 8월 14일까지 접종을 진행하며, 50대 후반 예약 중단 사태를 고려해 50~54세 연령층(1967년~1971년생)의 접종 예약은 연령별로 순차적으로 예약을 받는다. 2021.7.15/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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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지난해 한국은 강력한 검진·추적 모델로 찬사를 받았고, 한국 경제는 팬데믹 영향을 가장 적게 받은 국가 중 하나였으며, 정부는 '케이(K)방역'이란 이름을 만들었다"면서 "이에 한국은 초기 개발 단계에서 백신 주문에 적극적이지 않았고 그 결과는 비참할 정도로 분명해졌다"고 했다.
이어 "결국 국민의 백신 접종 열망은 문 대통령에게 엄청난 정치적 압력이 됐고,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을 만났을 때도 우선순위 중 하나는 백신 확보였다"며 "미국은 존슨앤드존슨 100만 회분을 제공했고, 이스라엘에서도 78만 회분을 받았지만, 한국 백신 재고는 6월 말부터 바닥나기 시작했다"고 했다.
NYT는 "당국자들은 9월 말까지 인구 70%인 3600만 명에 1회 이상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목표 실현을 확신하고 있다"면서도, 모더나의 공급 지연 사례 등을 들어 "정부의 백신 접종 프로그램의 단기적 성공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한국은 9월부터 노바백스 백신의 대량 출하를 기대하고 있지만, 노바백스는 아직 어떤 국가에서도 사용 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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