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K팝이 할리우드 영화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관 영화화가 기대되는 에스파. [사진 제공 = S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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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 작가 모린 구가 2019년 발표한 소설 'Somewhere Only We Know'는 세계적인 히트곡을 갖고 있는 K팝 스타와 타블로이드 매체 기자가 사랑에 빠지는 로맨스물이다. 출간 직후 10대 청소년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더니 최근에는 넷플릭스 영상화가 결정됐다. 한 할리우드 매체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이 소설을 원작으로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제작할 예정이다.
전 세계 '현상(Phenomenon)'으로 떠오른 K팝이 할리우드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탄탄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어 영상화하면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구독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도 K팝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김효정 영화평론가는 "K팝을 소재로 한 콘텐츠는 한국 음악에 관심이 많은 팬덤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점에서 제작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할리우드에서 K팝을 소재로 한 영화 제작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는 최근 열린 회사 비전 설명회에서 "걸그룹 에스파의 세계관을 영화화하자는 얘기가 할리우드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파는 4인조이면서 동시에 멤버들과 연결되는 아바타가 포함된 걸그룹이다. 아바타와 멤버들의 스토리를 담은 유튜브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할리우드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할리우드 배우도 K팝 영화에 발을 디뎠다. 영화 '어쩌다 로맨스'의 주연 배우 레벨 윌슨은 지난 5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내년 감독 데뷔를 앞두고 있다. 올해 말 오디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공개된 네 명의 소녀 뒷모습 사진에는 '걸그룹'이라는 글귀도 덧붙였다. 미국 매체 데드라인에 따르면 윌슨이 연출하는 작품은 '서울 걸스(Seoul Girls)'다. K팝 보이그룹 오프닝 공연을 담당할 가수를 뽑는 자리에 한국계 미국인 여고생들이 참가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제작사 라이언 게이트가 참여하고, 인기 드라마 '빌리언스'에 참여한 김영일 작가가 각본에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할리우드가 K팝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한국식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제작비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팝 가수 공연 현장을 연출하는 것 외에는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대중에게 진입 장벽이 낮다는 것도 장점이다. 김 평론가는 "로맨틱 코미디는 만듦새만 괜찮으면 제작비를 확보하기 좋은 장르"라고 말했다.
한국 아이돌 소재가 할리우드에서 주목을 받지만, 성공을 장담할 순 없다. 국내에서도 K팝 스타를 배경으로 한 콘텐츠를 선보였지만, 시청률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아이돌 그룹의 꿈과 사랑을 그린 KBS 드라마 '이미테이션'은 지난 16일 방송 시청률은 0.5%에 불과했다. 12부작인 이 드라마 최고 시청률 역시 1.3%에 그쳤다. 극 중 걸그룹이 KBS 음악방송인 '뮤직뱅크'에 실제로 출연하는 신선한 마케팅 전략은 통하지 않았다. 다만 K팝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 팬덤 사이에서는 인기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팬덤이 많은 K팝 콘텐츠라고 무조건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결국 영화는 탄탄한 시나리오와 매력 있는 캐릭터 등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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