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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유흥업소 냉장고 치우자 비밀 공간이… 경찰, 불법영업 17곳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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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오후 10시쯤 경기도 의정부시의 번화가에서 한 남성이 지나가는 취객들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동태가 이상함을 느낀 경찰이 호객행위 남성을 따라 업장으로 들이닥쳤다.

소방대원들이 업소 문을 부수고 현장을 덮쳤지만 안에는 관리직원 3명 이외 아무도 없었다. 방금까지 호객원과 취객 여러 명이 들어갔는데 이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경찰은 몇 몇 룸 안에서 방금까지 먹었던 것으로 추정된 마시다 만 맥주, 양주와 몇 입 베어 문 과일 안주 등이 놓인 것을 확인했다.

심지어 테이블 위 얼음함 안에는 녹지도 않은 얼음이 가득한 상태였다. 지하 2층 종업원 대기실에는 방금까지 누군가 있었던 듯 자욱한 담배연기와 냄새가 진동했다.

조선일보

지난 23일 경기도 의정부시의 한 유흥업소의 비밀 공간에 손님과 접객부들이 경찰 단속을 피해 숨어있다. 코로나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됐음에도 일부 유흥업소들이 불법 영업에 나서고 있다. /경기북부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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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동행취재 온 기자들에게 “외부로 빠져나가는 통로는 경찰이 막고 있다”며 “어딘가에 분명히 숨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 탐색에 나선지 1시간 후, 경찰은 한 방에 대형 냉장고 2개를 발견하고 이를 치웠다. 그러자 숨겨진 문 하나가 발견됐다.

이를 열고 들어서자 남성 9명과 접객부 11명 등이 단속을 피해 숨어 있었다. 앞서 밖에서 봤던 종업원들은 전화로 미리 예약을 한 손님들을 밖에서 만나 업소로 몰래 안내, 불법 영업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날 경기도 남‧북부자치경찰위원회는 경기남부경찰청과 경기북부경찰청 등과 함께 유흥주점, 단란주점, 노래연습장 등 밤에 주로 운영하는 다중이용시설 밀집지역 내 업소를 일제 단속했다. 이날 단속 결과 경찰은 업소 17곳, 65명을 적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단속은 지난 7월 경기도 남‧북부자치경찰위원회가 출범한 이후 1호 시책사업이다.

경기도 자치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국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어 현장 단속이 중요하다 판단해 첫 사업으로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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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경기도 의정부시의 한 유흥업소에서 불법 영업이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됐음에도 일부 유흥업소들이 불법 영업에 나서고 있다. /경기북부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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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업소들은 단속을 피하려고 간판불을 끄고 출입문을 걸어 잠근 채 예약 손님들을 받아 영업하기도 했다. 전화 예약을 통해 손님을 은밀히 출입시키는 경기도 고양시 백석역 인근의 한 유흥주점을 경찰이 적발했다. 여종업원과 손님 등 총 14명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단속했다.

또한 조사과정에서 성매매대금까지 포함한 선급금을 받고 영업한 사실을 확인, 성매매처벌법 위반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기남부자치위의 경우 지역별 거리두기 단계 차이에 따른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경기도와 충청, 강원도 경계인 안성, 양평, 여주 등 14개 구간을 집중 단속했다. 또한 수원시청 앞, 성남 야탑역 등 유흥가 주변 52개 지역에서 음주단속도 벌여 27건을 적발했다.

강성호 경기북부경찰청 생활질서계장은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 국민들이 생활에 큰 불편함을 겪고 있음에도 유흥주점 불법 영업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지속적이고 주기적인 현장 점검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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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경기도 의정부시의 한 유흥업소의 문이 잠겨있자 소방대원들이 문을 부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됐음에도 일부 유흥업소들이 불법 영업에 나서고 있다. /경기북부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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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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