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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딸 친구들 갈팡질팡 증언…“본 기억 없어” “동영상은 99% 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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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재판 정주행 ⑪

한겨레

자녀 입시비리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전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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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재판장 마성영) 심리로 열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의 재판에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세미나를 촬영한 동영상에서 확인된 여학생이 99% (조 전 장관의 딸) 조씨가 맞다”는 증언이 나왔다. 증인은 한영외고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아무개씨와 함께 국외대학 진학반이던 장아무개씨였다. 2009년 5월15일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가 연 ‘동북아시아의 사형제도’ 세미나에 참석했던 장씨는 조씨를 논문 1저자에 올린 장아무개 단국대 의대 교수의 아들이다. 하지만 장씨는 같은 날 “(세미나에서) 조씨를 본 기억이 없다”고 엇갈린 증언을 내놨다. 이는 앞서 장씨가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1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일관되게 ‘조씨는 세미나에 참석하지 않았다’, ‘동영상에서 확인된 여학생은 조씨와 얼굴이 다르다’는 증언과도 엇갈리는 진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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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은 기억에 있는 것만 답해주세요. 그날 서울대 세미나장에서 조씨를 본 기억이 있습니까”(검찰)

“없습니다. 기억은 없습니다.”(장씨)

“증인의 기억 속에 조씨를 본 기억은 없다는 겁니까”

“만약 왔으면 인사도 하고 그랬을텐데 그런 기억이 없습니다.”(장씨)

정 교수의 1심 재판에 이어 또다시 증인석에 선 장씨는 “세미나에서 조씨를 본 기억은 없다”라며 “(조씨가 세미나에) 왔으면 인사도 했을 텐데 기억이 없다”는 법정 진술을 이어갔다. 장씨가 “조씨를 본 적은 없는데 (조씨가) 참석했다면 미안한 부분”이라며 머뭇거리자, 검찰은 “주변에서 여러 사람이 압박을 가할 수 있다. 법정에선 본인의 기억을 말해달라”며 되묻기도 했다. 이에 그는 “조씨를 만났으면 얘기도 했을 것 같은데 그런 기억이 없다”며 기존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그는 조 전 장관 쪽 변호인이 동영상에서 조씨로 지목한 여학생의 왼쪽에 앉은 남학생이 장씨가 맞느냐는 검찰 질문에도 “만약 나였다면 지금까지 조씨를 보지 못했다는 주장이 사실이 아니게 된다”고 답했다.

이에 변호인은 그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들을 제시했다. 세미나가 열리기 약 10개월 전인 2008년 7월 국외 자원봉사를 갔을 때 찍은 그의 사진이었다. 그가 “이걸 왜”라며 어리둥절해하자 변호인은 “세미나 동영상 캡처사진과 비교하려고 한다”며 “제일 중요한 게 (동영상에서 확인된) 안경을 낀 남학생은 까치 머리 스타일이다. 한눈에 봐도 페이스북 사진과 비슷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에 장씨가 “만약 (동영상의 남학생이) 저라면 (왼쪽에 앉은) 조씨를 알겠지…”라며 말끝을 흐리자, 변호인은 “과거에 증언했던 것에 구애받지 말고 사진에서 확인된 남학생은 장씨로 보이는 데 어떤가”라고 거듭 묻자 그는 한숨을 쉬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재판장은 “여기까지 하라”며 변호인의 추가 질문은 제지했다.

그러자 변호인은 장씨와 조씨 등이 2008년 7월 국외 봉사활동에서 함께 찍은 단체 사진을 제시하며 그에게 조씨를 찾아보라고 요청했다. 그는 조씨를 정확히 지목했다. 변호인은 이어 2009년 5월 동영상에서 확인된 여학생 사진을 제시하며 “여학생이 안경을 쓰고, 왼손에 펜을 들고 있는 사진과 국외 봉사활동 당시 조씨가 찍은 사진들을 비교했을 때 동일인물로 보이냐”라고 묻자, 장씨는 “동일인물로 보인다”고 답했다.

진술을 번복하는 취지의 장씨 증언에 검찰이 “동일인물이라는 건 닮았다는 취지가 아니냐”며 “(동영상의) 여학생이 조씨라는 기억이 있느냐”고 되묻자, 그는 다시 “없다”라며 오락가락한 대답을 했다.

장씨 진술이 또다시 뒤집히자 변호인도 바로 반박했다. “조씨가 세미나에 참석했는지에 대한 판단을 빼고 사진 속 여학생이 조씨가 맞다고 했느냐, 닮았다고 했느냐.” 그가 “솔직히 말하면 모르겠다”라며 답변을 피하자 방청석에선 “맞다며”라는 야유가 나왔다. 이에 변호인은 “사진만 봤을 때 맞느냐”라고 거듭 물었고, 그는 다시 “조씨가 99%로 맞다.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말끝을 흐렸다.

“(세미나에서 여학생이) 당시 증인을 쳐다봤을 때 ‘조씨는 아니지만 조씨를 닮았네’라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까”(검찰)

“네”(박씨)

“(세미나 당시) 그때도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까”(검찰)

“네”(박씨)

“증인은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1심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해 ‘(조씨가) 세미나에 참석했다면 조씨를 못 알아볼 수는 없지 않느냐’는 검사 질문에 ‘네’라고 대답한 것 맞습니까”(검찰)

“네”(박씨)

“정 교수의 1심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해 ‘조씨와 닮았을 수는 있을지언정 조씨일 수는 없다’고 진술한 것이 맞습니까”

“네”(박씨)



이날 장씨에 앞서 증인으로 나온 조씨 친구인 박아무개씨도 비슷한 증언을 내놨다. 박씨 아버지와 조 전 장관은 서울대 법과대학 동기로, 가족끼리 한해에 한두차례 식사를 함께하던 사이였다. 박씨는 2007년 조씨와 함께 정 교수에게 영어 과외를 받고, 세미나가 열렸을 무렵 조씨와 일주일에 한차례 정도 전화하던 사이였다. 조씨의 권유로 세미나에 참석했던 박씨는 “조씨를 (세미나에서) 봤다는 기억이 명확하게 있지 않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자신이 세미나에 참석한 사실, 어설픈 영어로 발표자에게 질문을 던진 사실, 옆자리에 앉은 참석자에게 명함을 건네받은 사실만 명확하게 기억했다.

검찰은 조씨가 검찰 조사에서 세미나 참석 당시 자신이 앉은 자리를 표시한 사진을 제시하며 “검찰 조사 당시 조씨가 앉았다고 주장한 자리에서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사람은 없는데 박씨도 보지 못했느냐”라고 묻자 그는 “네”라고 답했다.

검찰은 이어 2009년 5월 초순께 찍은 조씨의 졸업앨범 사진을 제시하며 같은 해 5월 세미나 동영상에서 확인된 여학생의 모습이 당시 조씨의 모습과 닮았느냐고 물었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처음 동영상을 봤을 땐 ‘조씨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처음 말했다”며 “그냥 봤을 땐 뿔테 안경을 껴서 조씨일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조씨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해당 동영상에선 박씨가 발표자에게 영어로 질문을 던지자 앞줄에 앉아 있던 여학생이 뒤쪽으로 몸을 돌려 그를 15초가량 쳐다보는 장면도 확인됐다. 이에 앞서 박씨는 검찰 조사에서 동영상에서 자신을 쳐다본 여학생에 대해 “‘그냥 제가 질문하니까 호기심에 쳐다보는구나’라고 생각만 했다”, “여학생을 봤을 때 조씨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그러나 박씨는 이날 법정에서 “검찰 조사에서 동영상을 보자마자 ‘저건 조씨다’라고 말했다”라며 “검사가 ‘증거들을 보면 아니지 않겠느냐”고 질문해, 그럼 아닐 수도 있겠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명확하게 조씨를 그 자리에서 봤다는 기억이 있다면 검사 질문에 ‘아니다. 조씨다’라고 말했겠지만, 10여년 전 상황이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아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변호인은 한영외고 춘추복인 검정색 카디건 사진을 제시하며 “정 교수의 재판에서 춘추복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했다면 검사의 추론적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지 않았을 것이냐”라고 묻자 그는 “네”라고 답했다. 이에 변호인이 “동영상을 본 증인의 추론은 세미나에 조씨가 왔었다는 거로 이해해도 되느냐”고 물었고, 박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앞서 진술을 번복하는 취지의 박씨 증언에 검찰이 “법정에선 위증이 될 수 있어 기억에 따라 잘 대답해야 한다”며 “세미나장에서 조씨가 왔던 걸 본 기억이 있느냐”고 되묻자 그는 “그 기억은 없다”고 다시 선을 그었다.

정 교수 “한번만 더 기억해달라” 호소


서울대 공익인권법 세미나에 직접 참석한 두사람의 증언은 조씨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확인서의 허위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진술이다. 정 교수 쪽은 1심 재판에서도 “조 전 장관은 2008년 가을 무렵부터 조씨와 장씨에 대한 인권동아리 활동을 지도했고, 이 인권동아리 활동과 2009년 5월15일 세미나 참석이 모두 반영돼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확인서의 활동 기간이 2009년 5월1일부터 같은 달 15일까지 기재된 것이어서 인턴십 확인서에 기재된 내용은 허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 교수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1심 재판부는 조씨·장씨·박씨가 2009년 5월1일부터 14일까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 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1심 재판부는 “동영상에서 확인되는 여성은 조씨가 아니고 그 옆에 앉은 남성도 장씨가 아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조씨는 조 전 장관의 지시에 따라 세미나가 끝날 무렵 개인적으로 뒤풀이 참석을 위해 세미나장에 왔을 뿐, 한영외고 국외대학 진학반의 인권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공익인권법센터의 인턴 활동 또는 세미나 준비를 하기 위해 세미나장에 온 것이 아니”라며 인턴십 확인서의 기재 내용은 허위라고 봤다.

이 때문에 정 교수는 이날 재판장에게 발언권을 얻어 직접 두사람에게 질문을 했다. 정 교수는 박씨에게 “세미나가 끝나고 나에게 전화해 ‘저 밥 좀 사주세요’라고 해서 방배동에서 함게 밥을 먹지 않았느냐”라고 박씨의 기억을 물었다. 그러나 박씨가 “저녁을 같이 먹은 경우가 있어서 그 시점이 세미나 당일인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하자, “아들같이 생각했는데 한 번만 더 기억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검찰은 “정 교수가 박씨에게 답을 강요하는 질문을 하고 있다”며 제지했다.

친구들의 엇갈린 진술…조씨에게 미안함 표시도


박씨와 장씨는 법정에서 증언하며 친구인 조씨에게 미안함을 표하기도 했다. 변호인은 장씨가 페이스북에 쓴 글들을 제시했다. 장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들 가운데 조씨가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한 뒤 조씨의 합격을 축하하는 취지의 글도 있었다. 해당 글에는 “우리 집이 너희 가족 때문에 힘들었다. 다시 생각해보니 내 생각이 잘못된 것을 깨달았다. 이후엔 좋은 인연이 됐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변호인이 “추측이지만, ‘내 생각이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다’는 말은 검찰 조사 당시 동영상을 본 순간 여학생이 조씨라고 생각했고 조씨가 세미나에 참석했다고 생각했지만, 당시 장씨 상황과 앞서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들을 생각하며 그런 부분에 대한 회한으로 보이는데 맞느냐”고 묻자 장씨는 “맞다”고 답했다.

박씨도 변호인이 “조 전 장관 가족에 대한 의혹이 쏟아지는 언론 보도를 접하고 조씨와 정서적 거리를 두게 된 것이 맞느냐”고 묻자 “그렇다”며 머뭇거리다가 “(조씨를) 명확하게 봤다는 기억이 있다면 말할 텐데 그러지 못해 미안한 마음도 있고 이미 검찰엔 기억나는 대로 말했고 법원에 나와서도 검찰에서 했던 말을 번복하지 않고 기억나는대로 말해 미안한 마음도 있어 (조씨에게) 연락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장씨는 조씨와 함께 생활기록부에 기재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활동에 대해선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 3자에게는 ‘스펙품앗이’로 보일 수밖에 없다”고 거듭 인정했다. 앞서 정 교수의 1심 재판에서도 장씨는 ‘조 전 장관과 자신의 아버지가 조씨의 단국대 논문 제1저자 등재와 자신의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활동에 관한 확인서를 서로 교환하기로 한 ‘스펙품앗이’에 의해 작성됐다’는 취지로 증언한 바 있다.

이에 조 전 장관 쪽은 “조씨와 장씨가 참여했던 활동들은 한영외고에서 입시 전략에 따라 공식적으로 가동한 학부모 인턴십 프로그램의 일환이지 않으냐”고 반박했다. 재판장은 재판이 끝나기 직전 장씨에서 잠시 일어나 뒤돌아보라고 요청했다. 5초가량 그의 뒷모습을 쳐다본 재판장은 “긴 시간 수고했다”며 그를 돌려보냈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13일에 열린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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