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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가상화폐 열풍

"토론 없고 낙관론만"...셀럽 비트코인 발언 '바람잡이' 비판 나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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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하는 비트코인 시세판 /사진=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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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시세가 투자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던 3만달러 아래로 하락했다가 이틀 전부터 급반등했습니다. 투자자들은 저점을 낮춰가며 하락세를 이어가던 비트코인 시세 반등의 이유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입에서 찾았습니다. 그가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재개 등에 대해 직접 언급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잘 알려져 있듯이 머스크 CEO는 세계적인 비트코인 투자 광풍을 이끌었던 대표적 인물입니다. 워낙 소셜미디어를 통해 수시로 소통하고, 입장을 자주 뒤집기도 한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으면서 최근에는 그의 입김이 약해지는 듯했지만 가상화폐가 위기에 처했다고 평가받는 이때에는 모두가 그의 입에 주목했습니다.

가상화폐 행사서 긍정론 쏟아낸 유명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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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 비트코인 컨퍼런스 `더 B 워드(The B word)`에서 지난 22일(한국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오른쪽), 잭 도시 트위터 CEO(왼쪽 아래),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CEO(왼쪽 가운데) 등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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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CEO와 잭 도시 트위터 CEO,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CEO는 지난 22일(한국시간) 비트코인 콘퍼런스인 '더 B 워드(The B word)'에 토론자로 참석했습니다. 이번 행사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냈는데 결과적으로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행사 전부터 머스크 CEO와 도시 CEO가 비트코인을 두고 '설전'을 벌일 것이라며 주목도를 높이는 홍보성 기사가 쏟아졌지만 실제로는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화폐를 긍정 평가하는 발언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인 내용이 없고, 원론적이거나 추상적인 발언들이 많았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토론과 대담에 참여한 이들이 어떤 발언들을 내놓았는지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행사 중 가장 주목을 끌었던 건 단연 일론 머스크의 발언이었습니다.

머스크 CEO는 비트코인 채굴 과정이 많은 전력을 소모하는 점을 한계로 꼽으면서도 "비트코인 (채굴)의 신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이 50% 이상인지, 사용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인지를 확인하고 싶다"며 "만일 비중이 높게 나타난다면 테슬라는 다시 비트코인 결제를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머스크 CEO는 비트코인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습니다. 그는 "비트코인 가격이 내려가면 나는 돈을 잃는다"며 "비트코인이 성공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설립한 우주 개발 기업 스페이스X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비트코인과 도지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을 갖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잭 도시 CEO는 머스크 CEO와 설전을 벌이기는커녕 "비트코인이 세계 평화에 기여했으면 좋겠다"는 발언 등 원론적이고 추상적인 말들을 이어갔습니다.

도시 CEO는 "세계의 통화 체계를 바꾸는 것이 평화를 가져줄 수 있다"며 "그 변화는 비트코인과 함께 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국가와 분리된 건전한 화폐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현재의 통화 체계에서는 많은 혼란과 비용이 발생한다"고 했습니다. 도시 CEO는 "인터넷이 자체 통화를 만들 수 있다면 단연 비트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캐시 우드 CEO는 비트코인이 국제 송금 시장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우드 CEO는 "높은 수수료로 인해 송금 시장이 큰 손실을 보고 있다"며 "통가, 엘살바도르와 같은 일부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은 대부분 송금에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비트코인이 연간 7000억달러 규모의 송금 시장에서 사용된다면, 송금에 의존하는 신흥 국가의 GDP를 최대 30%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우드 CEO는 "비트코인이 향후 통화 인플레이션의 헤징 수단이 될 것"이라는 설명을 이어갔는데, 논의가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들만의 돈벌이용 행사일 뿐" 비판도


유명인들의 발언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습니다. 하락세를 이어가던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화폐 시세가 강한 반등세를 보이기 시작한 겁니다. 토론이 진행된 이날 비트코인은 약 8%, 이더리움은 12%가량 급등하는 등 대부분 가상화폐 가격이 올랐습니다. 불과 이틀 전 3만달러 선이 무너졌던 비트코인 시세는 이날 이후 회복세를 유지하면서 23일 오후 2시 기준 3만2600달러를 상회했습니다.

비트코인에 투자한 유명인사들이 공개적으로 몇 마디씩 발언한 게 시장에 꽤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콘퍼런스 행사 등 관련 이벤트들을 두고 "돈벌이용 행사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하기도 합니다. 국내 한 가상화폐 전문가는 "이런 콘퍼런스는 비트코인을 많이 사서 가지고 있는 부자들이 함께 비트코인 값을 올리려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며 "가상화폐 시장 활성화로 돈을 버는 이해관계자들이 개최하는 홍보 행사는 그런 목적을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실제로 가상화폐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2017년께부터 국내에서도 유행처럼 퍼져나갔던 각종 콘퍼런스 및 세미나 등 행사는 코인 가치를 높이기 위해 열렸다"고 했습니다. 기술적 성취와 미래 전망을 공유하는 자리라고 그럴듯하게 포장은 했지만 결국 투자자들을 모아놓고 코인을 홍보하는 자리에 불과한 경우가 많았다는 겁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토론자들과 발언 내용을 보면 이런 지적이 타당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참여자 모두 비트코인 값이 오르면 이득을 보는 사람들뿐이었고, 실제로 '토론'을 벌일 만한 반대파 인사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발언 내용을 잘 살펴봐도 비트코인 옹호론자들의 모임처럼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머스크 CEO는 아예 이 자리를 자신이 이끌고 있는 기업을 홍보하기 위해 활용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테슬라의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술이 비트코인을 친환경적으로 채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겁니다.

유명인사들이 비트코인을 놓고 '토론'을 벌일 거라며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은 콘퍼런스, 따지고 보면 투자자들 입장에서 머리에 남을 만한 새로운 통찰은 별로 없었지만 단기적 가격 상승 효과는 분명히 거둔 행사였습니다.

가상화폐 시장이 거대해지면서 유명인과 유력 전문가들의 발언이 언론을 통해 매일같이 쏟아지는 시기입니다. 어떤 이들의 어떤 말을 더 참고하는 것이 우리에게 도움이 될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임형준 기자]

'코인노트'는 가상화폐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초보 투자자들을 위해 다양한 상식을 전달하고, 코인 시장에서 벌어지는 사기 수법 등 유의해야 할 점도 살펴보는 연재물입니다. 돈이 넘쳐흐를 때 시장은 혼탁해지게 마련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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