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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지원금 대상서 고소득층 빼고, 나랏빚 갚고…홍남기 '뚝심'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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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2차 추경 잠정 합의안 도출…본회의서 논의

재난지원금 80→88% 확대…전 국민 지급은 막아

신용카드 캐시백 '백지화' 요구에 4000억만 감액

국채 상환 2조 유지키로…국가채무비율 하향 전망

뉴시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1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중대본) 회의 겸 제13차 한국판 뉴딜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7.22.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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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여야는 23일 소득 하위 약 88%를 선별해 1인당 25만원씩 지원금을 주기로 합의했다. 당초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해왔던 여당이 한발 물러선 것이다. 이렇게 아낀 돈은 소상공인 지원과 나랏빚을 갚는 데 쓰이게 된다.

잘 버는 사람에게 지원금을 주지 말고 꼭 필요한 곳에 쓰자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뚝심이 통했다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에 올릴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정부가 지난 1일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한 지 22일 만이다.

앞서 정부는 33조원 규모의 2차 추경을 편성하면서 절반가량인 15조7000억원을 '코로나19 피해 지원 3종 패키지'에 투입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10조4000억원), 소상공인 피해 지원(3조9000억원), 상생소비지원금(신용카드 캐시백·1조1000억원)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이달 들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격히 불어나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후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을 더 두텁게 지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경안을 다시 짜야 한다는 당정 간 논의가 시작됐다.

당초 소득 하위 80%에 25만원씩 지급하기로 했던 지원금 지급 대상이 8%포인트(p)가량 늘어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번 합의안이 마련되기 전까지 여당은 1인당 지급액을 22~23만원까지 줄여서라도 지급 대상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이런 주장에 꾸준히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 코로나19로 피해를 덜 입은 고소득층에 재정을 풀만큼 곳간이 여유롭지 않다는 게 그의 논리였다.

그는 얼마 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재정 운영에 있어 모든 사람에게 준다는 것은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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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9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 모습. 2021.07.24. photo100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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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 지원금 지급은 막았지만 소상공인 피해 지원을 강화하자는 여야의 제안은 일부 수용했다. 대신 추경 증액은 어렵다고 못을 박아뒀기 때문에 기존 신용카드 캐시백에 쓰기로 했던 예산 4000억원을 깎기로 했다.

하지만 추경안 재검토 과정에서 신용카드 캐시백 사업의 '백지화'까지 거론됐던 상황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역시 홍 부총리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맹성규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신용카드 캐시백 예산을 여야는 가능한 빼서 소상공인과 방역 지원에 쓰고자 했는데 정부는 4분기 경기 활성화를 위한 주요한 소비 수단이 될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주장해 여야가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그간 홍 부총리는 여러 차례의 추경 편성과 긴급재난지원금, 부동산 대책 등에서 정치권에 밀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 때문에 '홍두사미'(홍남기+용두사미)라는 원치 않은 별명이 붙기도 했다.

국민지원금과 신용카드 캐시백 사례 등을 종합하면 이번에는 이전과는 다른 결론이 난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국가채무 상환에 쓰기로 했던 2조원을 1원도 깎지 않은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현행 국가재정법에서는 세계잉여금 발생 시 이 가운데 일부를 국채 상환에 쓰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예결위 내에서는 이를 감액해 소상공인 지원 자금으로 써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에 홍 부총리는 국채 상환을 이행하지 않으면 국가신용도 평가와 국채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 6일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를 만나 이번 추경안에 담긴 국채 상환 계획을 소개했고 해당 담당자도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만약 최종안에 이 계획이 담기지 않게 되면 신평사에 했던 약속을 한 달도 안 돼 어기는 꼴이 된다.

홍 부총리는 얼마 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피치가) 재정이 역할을 하면서 조금이라도 노력하는 의지를 읽어줬다"며 "이런 상황에서 2조원 상환을 없던 것으로 하기에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추경은 적자국채 발행 없이 진행됐다. 오히려 국채를 일부 갚아 재정건전성에 힘을 보탰다.

이를 반영해 피치가 전망한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기존 47.8%에서 47.1%까지 하락했다. 나아가 2024년 전망치는 58%에서 54%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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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박병석 국회의장과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 집무실에서 만나 기념촬영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7.23.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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