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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긴급재난지원금

초고소득·고위 공직자만 제외? …재난지원금 막판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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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을 놓고 여·야·정의 막판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다.

국회는 23일 본회의를 열어 33조원 규모의 2차 추경안 처리를 시도한다. 최대 쟁점은 재난지원금이다. 누구에게, 얼마나, 무슨 돈으로 주냐를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기획재정부 간 이견이 여전하다.

여당은 지급 대상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 증액을 시도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지급 대상 확대, 총액 증액 모두 어렵다며 난색이다. 전 국민 지급에 반대하는 야당은 추경 총액이 늘지 않는다면 지급 대상을 확대할 수도 있다며 여지는 열어놓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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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와 김부겸 국무총리(왼쪽 세 번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두 번째) 등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 협의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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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정부는 재난지원금을 소득 하위 80% 가구에 1인당 25만원씩 지급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민주당에선 1인당 지급액을 23만원으로 줄이는 대신 전 국민 지급으로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민주당의 방안대로라면 예산이 1조~2조원 더 필요하다. 자연스럽게 추경의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앞서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추가로 소상공인 지원과 백신 예산을 늘리려면 총액 순증을 통해 검토할 수 있다”(20일 기자간담회)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4차 대유행 이후 기재부도 소상공인 지원을 확대하는 것에는 동의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방역 수준이 강화된 만큼 이에 상응하는 소상공인 피해 지원 보강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19일 기재부 간부회의)고 말했다.

그러나 추경 총액 증액에는 난색이다. 애초에 이번 추경은 올해 예상된 추가 세수를 재원으로 끌어다 쓰는 것인데, 지금 수준보다 더 늘리는 것은 향후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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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국회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사이에 두고 인사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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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경안에 들어간 국가채무 상환 예산(2조원)이나 신용카드 캐시백 사업(1조1000억원)을 조정하면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드는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는 게 민주당의 계산이다. 이에 기재부는 “국가채무 상환은 꼭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홍 부총리는 앞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이후 “국가채무 채무 상환을 하지 말자는 이야기도 있는데, 국제 신용평가사 등은 2조원을 갚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정부가 재정 역할을 하면서도 조금이라도 노력하는 의지를 읽어준 것인데 상환을 없던 것으로 하기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피치는 22일 한국이 2차 추경 편성에도 불구하고 재정 전망이 당초 대비 개선된다는 점 등을 근거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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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증·감액 심사에 돌입한 20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이 한산한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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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남은 것은 1조1000억원 규모의 신용카드 캐시백(상생소비지원금)이다. 캐시백 사업은 민주당이 백지화 대상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신용카드 캐시백이 소비를 진작하는 동시에 소상공인의 소득을 보전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정책이라며 방어 논리를 펴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골목상권으로 돈이 흐르도록 설계한 정책인데 아예 없앤다는 건 추경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당혹해 했다.

이처럼 정부가 기존 추경안의 틀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인 데다 야당도 총액 증액 등에 반대하면서, 결국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90% 이상으로 늘리되 일부 고소득 계층을 배제하는 절충안이 마련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다.

이날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추경안을 정부·여당이 단독처리하는 것이 아니고 (야당과) 협의해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의견 간격을 좁히기 위한 논의 중"이라며 "자산 소득, 고소득자나 종합부동산세 납부 대상자, 고위공직자 등은 받지 않는 것으로 하면서 최대한 협의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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