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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양명학연론·해석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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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발견, 한서라는 역사책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양명학연론 = 정인보 지음. 한경애·이재황 옮김.

역사학자이자 양명학 대가였던 위당 정인보(1893∼1950)가 쓴 양명학 입문서인 '양명학연론'을 복원하고 현대어로 옮겼다.

정인보는 1930년대에 양명학 창시자인 왕수인의 가르침을 대중에게 전하고자 신문에 글을 연재했다. 하지만 연재 이후 교정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잊힌 고전'이 됐다.

이에 역자들이 글을 다듬고 비판과 주석을 붙인 교주본(校注本)을 만들고 번역 작업을 했다. 출판사는 약 한 세기 만에 나온 정본(定本·여러 이본을 검토해 원본에 가깝게 정리한 책)이라고 강조했다.

저자는 주자학에서 강조하는 '즉물궁리'(卽物窮理), 즉 '모든 사물에 나아가 이치를 탐구한다'는 이론이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비판한다. 그러면서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지식과 실천이 분리돼 있지 않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살림. 476쪽. 1만6천 원.

연합뉴스



▲ 해석학 = 이기언 지음.

연세대 불어불문학과 교수인 저자가 철학의 한 분야인 해석학에 관해 쓴 글을 모았다.

저자는 슐라이어마허, 딜타이, 가다머, 리쾨르 등 해석학 연구자들이 남긴 저작을 살펴 언어, 번역, 텍스트, 자기 이해, 실천지라는 다섯 가지 주제를 논한다.

그는 "해석학은 언어와 이해의 문제를 대상으로 삼는다"며 "해석학은 관념의 철학이 아니라 실존의 철학이자 실천의 철학"이라고 강조한다.

맺음말에서는 "언어 존재인 인간도 언어의 놀이인 작품도 무한 이해의 대상"이라며 "해석학은 언어의 힘을 온새미로 존중하는 철학"이라고 했다.

그린비. 296쪽. 1만8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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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 = 앙리 베르그송 지음. 정연복 옮김.

"웃음이란 무엇인가. 왜 우리는 웃는가."

프랑스 출신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1859∼1941)이 철학계에서 오랫동안 논의됐으나 골치 아픈 난제인 이 물음에 답했다.

저자는 웃음 뒤에 '집단'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언어가 통하지 않거나 문화가 다른 사람을 만나면 웃음을 공유할 요소를 찾기 어렵다. 그는 "웃음에는 웃는 타인들과 일치된 생각, 말하자면 일종의 공범 의식 같은 것이 있다"고 말한다.

또 웃음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그는 "웃음은 전혀 공정하지 않고, 선하지도 않다"라며 "웃음을 그러모아 살짝 맛을 보면 철학자의 혀끝에는 약간의 씁쓸함이 감돌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문학과지성사. 222쪽. 1만1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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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견, 한서라는 역사책 = 강보순·길진숙·박장금 지음.

사마천이 편찬한 '사기'(史記)와 함께 중국 고대 역사서의 쌍벽으로 평가되는 '한서'(漢書)를 국내 고전 연구자 3명이 해설했다.

한나라를 세운 유방(劉邦)부터 황제 권력을 찬탈한 왕망(王莽)까지 역사를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주제어에 맞춰 풀어 썼다.

저자 길진숙 씨는 "반고는 역사를 운명이라고 말하는 역사가"라며 "한서는 삶을 위한 책이자 마음을 닦는 데 필요한 책"이라고 평가했다.

북드라망. 480쪽. 2만3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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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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