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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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비트코인이 배트맨의 긴급구조 요청 신호인 박쥐 신호를 발령했고, 머스크와 잭 도시, 캐시 우드가 구조요청에 응답했다."(미 투자매체배런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잭 도시 트위터 CEO,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 CEO까지 비트코인 옹호세력 3인방이 뭉쳤다. 암호화폐 업계 리더 모임 암호화폐 혁신 협의회(CCI)가 21일(현지시간) 비트코인 콘퍼런스 ‘B 워드(The B word)’에서다.
머스크는 테슬라 차량 결제에 비트코인을 다시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고, 도시는 비트코인이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암호화폐 구하기'에 나선 이들의 노력에 부응하듯 암호화폐는 다시 상승으로 방향을 틀었다.
암호화폐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22일 오전 11시 현재 비트코인은 개당 3만1990 달러로 24시간 전보다 7.48% 상승했다. 이더리움도 1982달러로 11.65%, 도지코인은 18센트로 9.34% 각각 상승했다. 지난 4월 6만 4000달러대를 기록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9일 3만 달러가 무너지며 반 토막 이상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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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이더리움도 갖고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도지코인 로고.[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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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시장의 '양치기 소년'으로 여겨지는 머스크의 말발은 아직 죽지 않았다. 그의 입에 시장이 다시 출렁였다. 머스크가 비트코인의 테슬라 차량 결제를 다시 허용할 수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자신이 이더리움을 갖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하면서다.
비트코인 채굴에 따른 화석연료 사용 급증 우려로 지난 5월 비트코인의 테슬라 차량 구매 방침 철회를 밝혔던 머스크는 이날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받아들이는 걸 재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채굴업계의 재생 에너지 사용 비율이 높아진 것을 근거로 들었다. 머스크는 “실사를 통해 수치 증가세가 사실이라면 테슬라 차량의 비트코인 결제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또 이날 테슬라 외에 자신이 세운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도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또 자신이 비트코인과 도지코인 이외에 이더리움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외에 다른 암호화폐는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미 IT 매체 더버지는 “이미 오르고 있었던 이더리움 가격이 머스크 발언 이후 더 오르기 시작했다”며 “머스크가 보유 사실을 재확인하며 도지코인도 함께 뛰었다”고 평가했다. 그 밖의 알트코인(비트코인 제외한 암호화폐)도 모두 상승세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시장은 미심쩍은 눈으로 머스크의 발언을 지켜보고 있다.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암호화폐 시세를 조종한 뒤 차익을 얻는다는 의심이다. “비트코인에 대한 머스크의 발언이 가격 변동성을 가중했고, 말할 때마다암호화폐 가치의 급격한 변동을 일으켰다(WSJ)”는 인식 때문이다.
이런 시각에 대해 머스크는 이날 “나는 비트코인은 사들일 뿐 팔지 않는다”라며 “비트코인 가격을 띄워놓고 팔려고 하는 게 아니라 비트코인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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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도시 “비트코인 세계평화 도움될 것”
지난달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2021 비트코인 콘퍼런스’에서 참석한 잭 도시 트위터 CEO가 발언을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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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구하기에 뛰어든 건 머스크만이 아니다. 또 다른 비트코인 옹호자인 잭 도시 트위터 CEO도 가세했다. 도시는 “인터넷이 자체 통화를 만들 수 있다면 단연 비트코인이 될 것”이라며 비트코인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도시는 “내 희망은 비트코인이 세계평화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며 “세계인이 통화 가치 하락으로 입을 피해에서 보호하고 국경을 넘어 자금을 신속히 이전해 주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금융 서비스가 부족한 지역사회에 새로운 인프라를 만들 잠재력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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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 발에 오줌 누기…“잠깐 오르고 급락할 것”
[WSJ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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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향후 암호화폐 가격 향방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스틴 제이콥슨 삭소뱅크 최고투자책임자는 “비트코인의 3만2000달러 돌파는 강력한 회복의 전조”라고 평가했다.
반면 미 CNBC 방송은 “암호화폐가 지금까지 뚜렷한 이벤트 없이 급격하게 가격 변동이 있었다”며 “B워드 이벤트가 있긴 했지만 이날 암호화폐의 강세 이유도 뚜렷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머스크 등 비트코인 옹호론자의 가격 회복 시도가 ‘언 발에 오줌 누기’란 평가도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루노의 비제이 아이야르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CNBC에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급락 이전에 잠깐 오르는 ‘데드 캣 바운스(Dead cat bounce)일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가격이 3만3000달러를 넘지 못하면 향후 2만4000달러까지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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