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모라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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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하려면 도로에서 안전하게 달릴 수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조건에서 시뮬레이션을 거쳐야 합니다. 가상 공간에 현실과 같은 '쌍둥이' 도로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플랫폼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정지원 모라이 대표(사진)가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플랫폼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을 창업하게 된 배경이다. 모라이는 고정밀 지도(HD map)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제 도로 환경을 가상 공간에 똑같이 구현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자동화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자율주행 시뮬레이터 기술로 승부하는 국내 스타트업은 모라이가 유일하다.
자율주행 시뮬레이터는 자율주행 차량 검증 과정의 처음과 끝 단계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처음엔 상용화에 앞서 오토바이가 끼어드는 등 시운전에서 실현하기 어려운 상황을 가상 공간에 구현해 수백, 수천 번 테스트를 거치며 안전성을 평가한다. 소프트웨어(SW)에 의존하는 자율주행 차량은 실제 도로 데뷔 이후 스마트폰처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가 일어난다. SW 업데이트가 잘못되면 사고와 직결되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검증 테스트를 진행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끝 단계에 해당한다. 한마디로 자율주행차는 '시뮬레이션의 생활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시간과 비용이다. 정밀지도와 주변 차량·보행자 등 교통 데이터를 종합해 가상 공간을 얼마나 빠르고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지가 관건이란 의미다.
정 대표는 "그간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공간은 직선 도로, 곡선 도로, 사거리 등 일부에 그쳐 검증 효용성이 낮았다"면서 "기존 수작업으로 하던 대부분 과정을 자동화하면서 비용과 시간을 70% 가까이 절감했다"며 "최종 목표는 10% 이하로 낮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라이 기술력은 독보적이라는 평가다. 네이버가 2018년 창업 초기에 이어 후속투자를 했다. 양사는 다양한 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모라이는 네이버랩스의 상암·판교 정밀지도와 교통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환경을 구축하고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에 탑재했다. 정 대표는 "가상환경 테스트 이용이 더욱 편리해지도록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플랫폼을 클라우드에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자율주행차뿐 아니라 스마트시티, 로봇, 건설·물류, 플라잉 카 등 다양한 분야의 개발을 앞당기고 서비스 완성도를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모라이는 국내 50개사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했다. 국토교통부 등 정부 주도의 자율주행 시범 사업에도 대부분 참여하고 있다.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자율주행 시뮬레이터 표준을 현지에서 승인 받았고, 미국 법인을 세워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정 대표는 "자율주행 시뮬레이터는 아직 글로벌 표준이 없다"며 "모라이가 시뮬레이터 표준을 주도하는 게 큰 꿈이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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