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필승론’ 결과 어땠나…현실적 길 택해야”
“‘8월 대선 경선버스’ 연기? 늦어질 이유 없어”
“대선공약 기구…당 정책위 포함 거대 기구로”
“MB·朴 사면…文대통령이 정치적 판단할 것”
“김동연 측 의사 전달받아…金은 범야권 인사”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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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대권주자라고 해도 정작 본인의 표 계산은 할 줄 모르는 이가 많다. 확장에 대해 막연히 기대감을 갖지 말고, 현실적인 길을 택해야 한다.”
지난 19일 국회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지난 4월 보궐선거에서 ‘4번 필승론’을 외쳤지만 그 결과는 어땠는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제3지대 행보를 고집하는 윤 전 총장에게 과거 사례를 들어 제1야당 입당의 필요성을 다시 설파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어 “유권자는 양 진영 중 한 곳을 선택해야 하고, 주자는 그 과정에서 일부 지지층을 잃을 수밖에 없다”며 이를 ‘통과의례’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양쪽의 지지층을 절대 잃지 않겠다며 제3지대를 선택하면, 과거 안 대표가 내건 ‘2번 필패론’ 같은 행보(와 같아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일부 인사들이 ‘대선 경선버스’의 8월 출발론을 놓고 연기를 주장하는 데 대해선 “더 늦어질 이유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다음 달 말에 버스가 출발해야 오는 9월 추석 전에 후보군을 추릴 수 있다”고 했다.
20대 대선이 8개월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이 대표는 임태희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주축으로 곧 출범시키려는 대선공약기구에 대한 구상도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12년 김종인 전 위원장이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맡아 보인 정책 능력을 이번에는 임 전 실장이 보여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나아가 “이 기구를 당의 정책위까지 담을 수 있는 커다란 정책조직으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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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윤 전 총장의 지방 행보를 어떻게 보나.
▶당 대표인 저도 지방 일정을 기획하는 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윤 전 총장도 일정 준비가 쉽지 않을텐데)국민의힘에 들어오면 우리 당 내 전·현직 의원 등 당원들의 조력을 받을 수 있다. 그런 면에서도 빨리 합류하는 게 좋다.
-‘대선 경선버스’는 다음 달 말에 무조건 출발하는가.
▶현실적으로 9월 초도 (마지노선으로)가능하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저는 다음 달 말에 출발하면 좋겠다. 정치권의 시선은 더불어민주당이 후보를 선출하는 순간 그쪽으로 쏠릴 것이다. 우리가 후보를 늦게 추릴수록 관심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우리 당 대선주자가 최대한 빨리 상대편의 대선주자와 마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선 룰은 여론·당원조사 5대5 원칙으로 가는가.
▶각 주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변경할 수 없다. 다만, 내부 여론조사를 보면 우리 당 지지층이라고 해서 당내 주자에게 높은 지지를 보이는 기류는 아니다. 이에 따라 주자들의 논의로 변경에 대한 극적인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최근 대권 출마 뜻을 밝힌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는 접촉한 적 있나.
▶김 전 부총리 측의 의사는 몇 번 전달받은 바 있다. 만약 우리 당에 입당하는 데 관심이 있다면, 권영세 의원(대외협력위원장)을 만나는 절차가 마련될 것이다. 김 전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적 실패를 막기 위해 노력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범야권 인사로 분류할 수 있다고 본다.
-김 전 부총리는 ‘제3지대론’을 띄우는 듯한데.
▶과거 안 대표처럼 3자 구도를 위한 것인지, 범야권 후보를 만드는 과정 중 하나인지에 따라 제3지대론도 차이가 있다. 현 상황에선 독자 노선을 위한 제3지대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당 안에서 오랫동안 대권 준비를 한 이들에게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인지하고 있다. 우리 당의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분들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여러 이벤트를 펼칠 계획이다.
-8·15 광복절을 앞둔 가운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론은 어떻게 보는가.
▶과거 김대중 당시 대통령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진행했고, 국민통합이라는 상당한 정치적 효과를 누렸다. 문재인 대통령도 정치적 판단을 해 선택을 할 것이다. 우리가 사면을 말한다고 해서 받아들일 것도 아니고, 이는 오롯이 대통령의 거룩한 결단이 필요한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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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전 실장 체제의 대선공약기구에 대한 밑그림은.
▶임 전 실장은 정책과 정무 능력을 함께 갖춘 분이다. 평판도 좋다. 몇 년간 정치권 밖에 머물렀던 만큼, 세상을 보는 시선도 더 신선해졌을 것이다. 당 안팎의 대선주자들은 아직 공약 준비가 미흡할 수밖에 없다. 당 지도부가 이번 기구를 당 정책위까지 포함하는 큰 조직으로 만들 생각으로, 공약에 대한 (주자들의)걱정을 덜어주려고 한다.
-대선을 앞두고 인재 영입은 원활히 이뤄지고 있나.
▶최근 높은 지지율로 성원을 표한 청년세대, 또 문재인 정부를 지지할 수 없는 탈(脫)진보 진영 인사와의 연대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대선에는 ‘역대급’ 대동단결이 있을 것이다.
-지명직 최고위원에 대한 구상은.
▶염두 둔 인사가 있다. 주변에서 국민의당과 합당 건을 놓고 (임명을 미루는 식으로)정무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는 말이 있어,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국민의당과 합당이 이뤄지고 나면 정비를 할 것이다.
-국민의당과의 합당 논의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가.
▶국민의당에서 요청한 당명 변경은 우리가 거부했다. 최근에는 국민의당도 당명 변경에 대해 ‘핵심 조건이 아니다’는 식으로 접근을 하는 것 같다. 이에 따라 (합당에 대한)공감대를 상당히 이룬 것으로 보고 있다. 안 대표는 대선 정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분이다. 안 대표가 우리 당의 대권주자로 활발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김종인 전 위원장도 결국 돌아올 것으로 보나.
▶김 전 위원장은 정권교체를 위해 어떤 역할이든 해야 한다. 결국 사명감을 갖고 올 것이다. 지금도 정책에 대해 활발히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야권 내 대권 뜻을 밝힌 주자가 벌써 20명 안팎이다. 사상 최다 수준인데.
▶긍정적인 현상이다. 주자가 많아질수록 문 정부를 비판할 수 있는 갈래도 여러가지로 갈라질 수 있다. 각자가 본인의 색깔을 잃지 않고 임했으면 한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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