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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상징 교회 존치" vs "원도심 개발"…이견 팽팽(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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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중재에도 도시산업선교회 존치 여부 입장차 여전

교회·재개발조합 가안 마련해 내주 재협의

연합뉴스

도시산업선교회(현 '미문의 일꾼' 교회) 전경.
[인천도시산업선교회 존치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재개발구역에 포함된 인천도시산업선교회(현 '미문의 일꾼' 교회) 존치 여부를 놓고 인천시가 중재에 나선 가운데 교회와 조합 간 갈등이 좀처럼 봉합되지 않고 있다.

인천시는 21일 이 교회와 동구 화수·화평 재개발정비사업 조합 관계자 6명을 만나 협의를 이어 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교회는 건물을 그대로 존치해달라는 입장을, 조합은 사업성을 위해 대체 부지로 교회를 옮겨야 한다는 의견을 고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이에 양측이 각각 정비구역 가설계안을 내놓은 뒤 2가지 안을 비교해보자는 타협점을 제시했다.

교회와 조합 측은 건축 전문가를 통해 이 같은 가안을 마련하고 다음 주께 재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교회 존치를 요구하며 한달 전 단식 농성에 나섰던 김정택 목사는 심각한 건강 악화로 인해 이날 단식을 중단했다.

갈등이 빚어진 화수·화평 주택재개발은 화평동 1-1번지 일대 18만998㎡에 지하 3층·지상 40층 규모의 아파트 31개 동을 지어 2천986가구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 구역에는 국내 민주화 운동의 역사가 담긴 인천도시산업선교회가 있어 지역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한 보존 요구가 잇따랐다.

인천시의회는 인근 동일방직 부지 7만7천83㎡를 문화유산으로 보존하기 위해 이 일대를 특별건축구역(도시 경관을 위해 건폐율·용적률 등 각종 규제를 완화해주는 구역)으로 지정하는 안을 건의하기도 했다.

실제 이 교회는 국가기관이 개입한 대표적 노조 탄압 사례인 동일방직 '분뇨 투척 사건' 당시 여성 근로자들이 몸을 피한 장소이기도 하다.

재개발조합은 2009년 정비계획 수립 단계부터 이들 교회가 이전할 수 있는 대체 용지를 마련했으며, 노후한 원도심 개발을 위해서는 사업 추진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최근 시 도시계획위원회는 2차 심의에서 교회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표지석이나 별도 공간을 마련하라는 조건을 달아 재개발을 승인하고 이달 19일 정비구역 지정 결정을 고시했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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