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슈비츠냐” 여권 융단폭격
잇단 설화에 캠프 내 혼선까지
확장은 커녕 점점 멀어지는 중도
여기에 ‘중도 외연확장’을 강조하면서도 보수색 짙은 행보와 메시지로 오히려 중도층과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불거졌던 ‘리스크’가 부인, 장모 등 가족과 관련된 것이었다면, 지금의 위기는 스스로 자초했다는 점에서 한층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0일 오후 대구 동산병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대구에서 시작됐기에 잡혔다”며 “다른 지역이었으면 질서 있는 처치가 안 되고 민란부터 일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시민들의 코로나19 대응을 추켜세우려다 다른 지역을 폄하했다는 비판을 자초한 것이다. 이는 ‘주 120시간’ 발언의 후폭풍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터진 ‘설화’기도 하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9일 공개된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획일적 주52시간제를 비판하며 “스타트업 청년들을 만났더니, 주52시간 제도 시행에 예외조항을 둬서 근로자가 조건을 합의하거나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고 토로하더라”라며 “게임 하나 개발하려면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여권에서는 “아우슈비츠냐”, “쌍팔년도에서 왔냐” 등의 맹비난이 쏟아졌다. 윤 전 총장 캠프가 “업종의 특수성을 고려해 일할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취지”라며 “실제로 주 120시간씩 과로하자는 것이 전혀 아니다”고 해명했으나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19일 윤 전 총장의 인천공항 방문을 두고 혼선을 빚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이 도쿄올림픽을 위해 출국하는 선수들을 응원하러 개인적으로 인천공항을 찾았다’고 했다가 ‘현장 상황상 안 가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가지 않았다’고 정정했다. 기초적인 후보 동선에서조차 소통 오류가 일어난 셈이다.
당초 탈진보세력을 포함한 중도외연 확장을 표방했으나, 윤 전 총장의 메시지와 행보가 보수색에 치우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의 지지율 하락에는 이러한 행보가 종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야권 한 관계자는 “윤 전 총장 본인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최근의 메시지들을 들어보면 상당히 보수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지지율이 떨어지자 대구를 찾은 것도 마찬가지 아니겠나”고 말했다.
윤 전 총장 역시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전날 대구 2.28민주의거 기념탑을 찾아 “대구는 민주화 운동이 시작된 진보적인 도시”라며 “대구에 기득권을 수호하는 보수는 없다”고 말했다. 정윤희 기자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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