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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윤석열·최재형 ‘헌법정신’ 경쟁...洪·劉·元은 ‘희망’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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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주자, 긍정적 어감 ‘키워드’ 경쟁 양상

尹은 ‘공정·상식’...崔는 ‘공존·변화’ 선택

洪, ‘jp마케팅’·劉, ‘성장·안보’·元, ‘개혁’ 선점

황교안은 ‘정상’...김동연은 ‘혁신’ 앞세워

야권의 대권주자들이 ‘키워드’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야권 내 대권 도전 뜻을 밝힌 주자군만 두 자릿수로 난립하는 가운데, 그 틈에서 긍정적 어감의 단어를 먼저 낚아채기 위해 힘을 쏟는 모습이다.

거물급 루키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헌법 정신’을 선점하기 위해 기싸움을 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검사, 최 전 원장은 판사 출신이다. 두 사람 다 율사 출신인 데 따라 헌법 정신은 대권 행보 중 반드시 체화(體化)해야 할 말이 됐다. 헌법 정신을 선점하면 원칙주의자라는 이미지도 따라올 수 있다. 법치를 우선하는 보수 지지층에게 비교적 손 쉽게 점수도 딸 수 있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은 지난 17일 제헌절 때도 경쟁하듯 헌법 정신을 수호하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윤 전 총장은 당시 광주를 찾아 “5·18은 자유 민주주의 헌법 정신을 피로 지킨 항거”라고 했고, 최 전 원장은 “헌법에 충성하고 국민을 섬기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윤 전 총장은 자신의 핵심 키워드로 공정과 상식도 밀고 있다. 검찰직에 있을 때 진영 논리 밖에서 여야 인사를 같은 잣대로 대했다는 일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최 전 원장이 택한 것은 공존과 변화다. 자신이 갖는 따뜻한 이미지는 부각하고, ‘정치 신인’이란 수식어는 포장하고자 하는 뜻이 읽힌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는 ‘희망’이란 키워드를 가져오기 위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 현 정권에 대해 ‘실망’했다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이와 운을 맞춰 대비를 이루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20일 야권에 따르면 홍 의원은 최근 ‘희망 편지’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공약이나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유 전 의원과 원 지사는 자신의 지지모임을 각각 ‘희망22 동행포럼’, ‘희망오름’으로 뒀다. 홍 의원은 이와 함께 자신의 이름 머리글자에서 따온 ‘jp 마케팅’도 시작했다. 자신이 거물급 인사라는 점을 내세우는 동시에 대중에게 쉽게 불리려는 취지로 보인다. 유 전 의원은 ‘성장’과 ‘안보’를 내걸었다. 경제통의 면과 국회 국방위원장 출신의 안보 전문가라는 점을 알리려는 모습이다. 원 지사는 ‘개혁’을 내세우고 있다. ‘원조 소장파’라는 이력을 띄우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최근 ‘초일류 정상국가’라는 책을 펴내며 ‘정상’이란 말을 선점했다. 야권 주자로 거론되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혁신 성장’을 띄우며 ‘혁신’이란 키워드를 낚아챘다.

한편 야권 진영의 모든 대권주자들이 ‘청년’이란 키워드를 놓고는 한 목소리로 강조하는 점도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4·7 재보궐 선거 당시 결집한 20·30세대가 여야 주자의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야권 관계자는 “행동반경이 큰 청년층의 지지를 얻는 게 승리의 필수 요소가 됐다는 점을 인지한 것”이라고 했다. 이원율 기자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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