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경향신문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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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최근 행보를 관통하는 단어는 ‘자신만의 시간표’와 ‘자유민주주의’다. 국민의힘 입당 여부와 시기를 두고는 자신이 정한 순서에 따라 움직이겠다는 뜻으로 ‘시간표’를 재차 강조했고, 출마선언문부터 지역 행보까지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빠지지 않았다. 두 단어는 각각 윤 전 총장의 독자행보 속도와 내용을 설명하는 키워드가 되고 있다. 다만 입당 시기가 언제냐는 구체적 일정과 자유민주주의를 구현하는 자신만의 구체적 정책은 아직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대선출마를 선언한 뒤 공개행보마다 국민의힘 입당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지만 답은 늘 비슷했다. 지난 3일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과 만난 뒤엔 “정치행보를 시작하며 많은 국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기로 했고 방법론은 그 다음 문제”라며 “기조가 바뀐 것은 아니다”고 조속한 입당에 거리를 뒀다. 지난 14일 JTBC와의 인터뷰에선 “상당 기간 다양한 국민 등과 만나보고 결정하겠다고 말씀드렸다. 거기에서 1mm도 벗어난 게 없다”고 말했고, 다음날 기자들과 만나서도 “한 번 정한 방향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걸어가겠다”고 했다. 지난 17일에도 “제가 말씀 드리고 시작한 방향을 상당 기간 하게 될 것 같다”고 비슷한 메시지를 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 가능성은 열어두되, 연대의 방식과 속도는 ‘윤석열의 시계’에 맞추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입장 표명이 늦어지면서 지지율에 균열이 갔고, ‘입당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이 대다수였지만 윤 전 총장측은 ‘일관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기조를 잡았다. 다만 지지율 하락세가 굳어질 경우엔 외부 압박이 거세지면서 윤 전 총장의 시간표대로 가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윤 전 총장 행보를 읽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자유민주주의다. 출마선언문에서 “이 정권은 헌법의 근간인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내려 한다. 자유가 빠진 민주주의는 독재요 전제”라고 했다. 이어 거의 모든 행보마다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했다. 지난 17일 광주를 찾아 5·18민주화운동을 기리는 행보를 하면서도 “5·18 정신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숭고한 정신”이라며 자신의 화두인 ‘자유민주주의’와 연결시켰다. 오는 20일 대구 방문 일정에는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2·28 민주화운동 기념탑 참배와 당시 주역들과의 만남 등을 넣었다. 각각 여권과 야권의 전통적 지역기반으로 꼽히는 광주와 대구를 자유민주주의를 고리로 잇달아 찾는 것이다.
하지만 자유민주주의의 ‘자유’가 과거 냉전과 반공 시대를 거친 한국 정치에서 논쟁적 가치로서 뚜렷하게 의미가 정리되지 못한 점은 윤 전 총장이 풀어가야 할 과제다.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화한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점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을 향한 검증 보도들에는 강력히 대응하고 있다. ‘가족 리스크’ 등 도덕성 논란이 계속 이는 점을 고려해 논란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윤 전 총장 측은 19일 윤 전 총장이 10여년 전 건설업자에게 골프 접대와 향응을 받았다는 한겨레신문 보도에 “사실과 명백히 다르다”면서 “출처 불명 일정표에 적힌 단순 일정을 부풀려 허위로 ‘접대’, ‘스폰서’라는 악의적인 오명을 씌우려 하는 것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측은 특히 해당 언론사의 앞선 별도의 보도까지 언급하면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도 보였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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