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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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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손폰’ 폴더블 쏟아지는데…“한국인은 4인치 폰이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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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Z폴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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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한뼘폰’ 말고, ‘두손폰’ 폴더블 어때요?”

2007년 스마트폰 시대를 연 애플의 ‘아이폰’은 3.5인치였다. 고(故) 스티브 잡스는 한 손으로 사용하기에 불편함이 없는 3~4인치 ‘한뼘폰’ 철학을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의 변화는 빨랐다. 10년 만에 4인치대 스마트폰은 자취를 감췄다. 6인치 대화면이 일반화된 것도 모자라, 두 손으로 잡아야 할 만큼 커다란 폴더블 스마트폰이 뜨고 있다. 시장은 올해 700만대 이상의 폴더블폰이 출하될 것으로 예상 중이다. 폴더블폰의 시대가 본격 개막한다.

한국인은 4인치가 딱?…눈이 손을 이겼다인체공학적으로 한국인에게 적당한 사이즈의 스마트폰은 4인치대다. 2010년대 초·중반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던 때 디스플레이의 크기와 사용성을 분석한 연구들은 ‘4인치’를 가장 이상적인 스마트폰의 크기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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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진아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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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술표준원 사이즈코리아가 2013년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손목에서 엄지손가락 끝까지의 길이는 평균적으로 110~120㎜, 4.3~4.7인치 정도다. 한 손 안에 스마트폰을 쥐고 엄지손가락을 움직여 이용할 때, 5인치 이상 스마트폰은 대부분의 한국인에게 ‘불편함’을 준다. 2015년 대한산업공학회가 발간한 논문 또한 “3.5인치, 4.5인치, 5.5인치 화면 중 4.5인치 화면에서 가장 빠른 작업수행도와 낮은 에러율, 높은 주관적 만족도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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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소비자의 선택은 달랐다. 대세는 빠르게 6인치 대화면으로 넘어갔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13년 84.6%에 달했던 4인치 미만~4인치대 스마트폰의 시장 점유율은 3년 만인 2016년 46.5%로 반 토막 났다. 같은 기간 5인치대 스마트폰은 14.7%에서 51.2%로 점유율을 확대했다. 지난해에는 6인치대 스마트폰이 완벽한 대세로 자리 잡았다. 점유율이 무려 73.8%다. 5인치대와 4인치대 점유율은 각각 19.6%, 6.6%로 줄어들었다. 4인치 미만 스마트폰은 자취를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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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통해 즐길 수 있는 동영상·게임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급성장하면서 생긴 당연한 변화”라며 “작은 폰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있다고는 하지만 막상 시장에 나오면 잘 팔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손이 느끼는 불편함보다 눈이 주는 즐거움을 택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한뼘폰’ 명맥을 이어온 애플조차 올해 ‘아이폰13미니’를 끝으로 5인치대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출시된 5.4인치 ‘아이폰12 미니’의 경우 6인치대 다른 모델에 비해 저조한 판매량을 보였다. JP모건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폰12 미니’가 지난해 거둔 매출은 전체 아이폰 매출의 5%에 불과하다.

‘두손폰’이 뜬다…“폴더블폰 올해 700만대 팔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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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Z폴드2’. 커버 디스플레이는 6.2인치, 내부 디스플레이는 7.6인치다.


대화면에 대한 수요는 폴더블·롤러블이라는 새로운 폼팩터(기기 형태)에 대한 수요로 이어졌다. 필요에 따라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등장한 것이다. 지난해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Z폴드2’의 경우 접은 상태에서 사용하는 커버 디스플레이는 6.2인치, 펼쳐서 사용하는 내부 디스플레이는 7.6인치에 달한다. 올해 출시된 화웨이의 ‘메이트X2’와 샤오미의 ‘미믹스폴드’는 이보다 큰 8인치다.

올해는 폴더블폰 대중화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글로벌 폴더블폰 출하량은 718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1410만대, 2023년 3112만대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를 인용해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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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Z폴드3’(왼쪽)와 ‘갤럭시Z플립3’(오른쪽). [에반 블래스 트위터(@evleak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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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대중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오는 8월 공개될 신형 폴더블 제품의 가격을 크게 낮춘다. ‘갤럭시Z폴드3’는 199만원대로, 전작 ‘갤럭시Z폴드2’(239만 8000원) 대비 40만원 저렴해진다. 6.7인치 디스플레이를 가진 클램셸(조개껍데기)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3’는 125만원대로, 일반 바(Bar)형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이 책정된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참전도 눈여겨볼 만하다. 비보(Vivo), 오포(OPPO) 등 중저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폴더블폰·롤러블폰 등 대화면 스마트폰을 준비 중이다. 샤오미의 경우 100만원 초반대까지 가격을 낮춘 8인치 대화면 폴더블폰을 하반기에 출시, 가격 진입장벽을 크게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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