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에 대하여·되살리기의 예술
치료감호소에서 일하는 현직 정신과 의사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던 치료감호소 내부 이야기를 다룬 책.
개원한 지 34년이 지났지만, 치료감호소에서 누가 뭘 하며 지내는지는 구체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2018년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2019년 진주 방화사건 등 강력 사건의 피의자들은 모두 치료감호소에서 정신 감정을 받았다. 그래서 대체로 부정적인 곳으로 인식된다.
저자는 책을 쓰는 내내 염려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경우, 특히 범죄로 고통받는 피해자 입장에서는 이 책이 상처를 들춰내는 헛된 시도나 범죄자를 감싸려는 그릇된 선의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저자는 치료받지 못한 정신질환의 끝에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정신질환 범죄가 늘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는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서 책을 펴냈다고 말한다. 또한 정신질환을 향한 편견과 혐오를 손톱만큼이라도 줄이고 싶었다고 덧붙인다.
책은 '환자가 무섭지 않으냐', '정신질환이 있으면 무조건 심신미약으로 인정받나', '정신질환자가 아닌 사람이 감형받으려고 속이려 들면 어떻게 알아보나', '사이코패스나 자발적 음주도 심신미약으로 인정해줘야 하나' 등의 질문에 답변한다.
아몬드. 312쪽. 1만7천 원.
▲ 자살에 대하여 = 사이먼 크리츨리 지음. 변진경 옮김.
자살사고와 싸우던 철학자 사이먼 크리츨리 뉴욕 뉴스쿨 교수가 쓴 북해가 보이는 호텔 방에서 써 내려간 기록에 바탕을 둔 에세이. 자신에게 자살이 "학문적 문제"가 아니었다는 저자는 삶을 극복해보려고 영국의 고향 인근 바닷가의 한 호텔을 찾았다고 말한다.
책에는 자살의 문제를 탐색하며 결국 죽음을 선택하지 않기로 결정한, 어느 철학자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었을 내적 투쟁이 담겼다.
저자는 삶의 문제를 철학, 문학과 연결 지어 사유하고서는 "존재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큰 실수이며 치명적인 잘못이 될 것이다. 삶의 의미에 대해 질문하는 것은 오류로서 그 질문은 그만둬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돌베개. 180쪽. 1만3천500원.
▲ 되살리기의 예술 = 다이애나 애실 지음. 이은선 옮김.
1945년부터 영국의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다 75세에 은퇴하고서 10여 권의 책을 쓴 저자가 편집자라는 직업과 작가들의 삶을 조명한 책. '101세 편집자의 삶에서 배우는, 읽고 쓰는 사람의 기쁨과 지혜'란 부제를 달았다.
저자는 편집자로서 기본 원칙을 "독자에게 전달돼야 하는 것은 편집자의 목소리가 아니라 작가의 목소리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만약 원고에 손을 대더라도 출간 즈음에 이르러서는 전혀 손을 대지 않은 것처럼 읽혀야 한다"는 이 원칙은 작품을 마주할 때마다 '되살리기'라는 미덕을 발휘하는 것으로 이어졌다고 저자는 회고한다.
저자는 편집자로서 깨달은 진실은 '되살리기'라는 과정이 없다면 위대한 예술 작품의 탄생도, 인생의 참모습도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아를. 316쪽. 1만6천 원.
justdust@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